정치 수준이 형편없다고 늘 손가락질한다. 정치가 추악한 것은 정치인이 너절하기 때문이다. 모두들 그렇게 생각할 뿐 아니라 그건 분명한 사실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럼에도 정치와 정치인에게 또 기대를 건다. 그래서 지지자도 있고 빠도 생긴다. 선거 때는 특히 더욱 극성이다. 자기가 지지하는 정치인은 그 형편없는 정치를 개혁할 것이라 믿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현 체제에서 그것이 얼마나 헛되고 무망한 일인지는 줄곧 느껴오고 경험해왔다. 논증이 필요한가? 조금씩 발전한다고? 사실인가? 오히려 퇴보하거나 정체해 있는 게 현실 아닌가?
그럼에도 다시 정치와 정치인에게 희망을 품고 소위 새로운 정치에 기대를 건다. 완전히 판을 갈아엎자는 얘기는 그저 해보는 소리에 불과하다. 노회찬이 "판을 갈자"고 했을 때 모두들 열광했지만, 그렇다고 그의 뜻을 따르지는 않는다.(이는 마치 모모처럼 노동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노동을 탄압하는 권력을 지지하는 것만큼이나 어이없는 짓이다.)
그건 그저 말이고 현실은 또 다른 것이라고 하면서 너절한 정치인에게 올인한다. 간혹 "이번만은 꼭, 절대" 운운도 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렇게 해서는 결코 판이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다.
덧. 그 정치인은 좀 다를 것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라. 그동안 누구는 잘 하려고 하는데 적폐가 가로막고 있다고 울분을 토하지 않았는가. 그렇듯 정치는 한 개인이 하는 게 아니라 집단과 시스템이 하는 것이다. 판을 문제삼아야 하고, 판을 얘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역시 증명이 필요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