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하고도 부끄러운 글

by 진경환

문장을 잘 못 쓰는 것에 대해 너그러운 경우가 많다. 국문과를 나오지 않아서 그렇다느니(이 말에는 '글 잘 쓰는 게 뭐 그리 중요한가'와 같은 일종의 항의랄까 자기 합리화 같은 게 들어 있다), 글은 잘 못 쓸지 모르지만, 알기는 잘 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그러나 좋은 글은 국문과 출신만 쓰는 게 아니다. 더구나 문장을 잘 못쓰면서 글 쓰는 대상에 대해 잘 알 수 있다고 치부하는 것은 전혀 잘못된 일이다. 그런 일은 세상에 없다. 글을 못 쓴다는 것은 우선 쓰려고 하는 대상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앞으로 무형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정책수립은 국가무형문화재뿐만 아니라 시·도무형문화재도 동일한 정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문화재청이 각 지방자치단체와 정책조율을 통해서 지정 종목에 따라 그리고 지역에 따라 차등 지원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무형문화재 보호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여 무형문화유산 보호 법령을 제정·시행할 필요가 있다."


이런 문장을 쓰면서 학생을 가르치거나 논문을 지도해 학자를 배출할 수는 없다. 그래서는 안 된다. 이런 한심한 문장을 쓰면서도 창피하고 부끄러운 줄 모르고 문화재 전문가입네 으스대고 다니니 참으로 목불인견이다.


덧. 이 사람이 쓴 소위 '논문'들을 찾아 읽어보니, 저 수준보다 훨씬 더 못하다. 참으로 한심 무아지경이다. 그나마 좀 나은 것을 선택해 올린 게 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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