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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Mar 26. 2024

북궐조무도(北闕朝霧圖)


최열이 『옛 그림으로 본 서울』(혜화1117, 2020, 235쪽)에서 그랬듯이, 미술사가 홍선표도 마찬가지 오류를 범했다.(더 정확히 말하면 최열이 홍선표의 글을 그대로 수용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강희언도 강세황의 이러한 응용된 서양화풍을 계승해 부감적 원근법이 강화된 청신한 감각의 <북궐조무도>와 같은 실경산수화를 그렸다. <북궐조무도>는 광화문 대로를 다룬 작품으로,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도로의 표현과 원경 부분을 작게 그리고 근경의 경물을 좀더 크고 짙게 묘사한 점 등에서 과학적 비례에 따른 선원근법과 공기원근법을 활용한 공간구성을 보여준다.”(홍선표, 『조선회화』, 한국미술연구소, 2014, 203~204쪽)


그런데 저 거리는 광화문 대로가 아니라 창덕궁 앞 거리를 그린 것이다. ‘북궐(北闕)’이라는 말 때문에 그런 오해를 일으킨 모양이다. ‘북궐’은 ‘동궐’과 ‘서궐’에 대하여 말할 때 경복궁이 되는 것이지, 그렇지 않을 때는 대개 ‘임금이 사는 궁궐’을 지칭한다. 그래서 ‘남면(南面)’이란 말이 성립한다. ‘남면’은 임금의 자리에 오르거나 임금이 되어 나라를 다스린다는 말이다. (당연히 ‘북면(北面)한 신하’라는 말이 성립함)


우선 저기 보이는 문은 돈화문이지 광화문이 아닐뿐더러 육조거리에 초가가 즐비한 것은 이상하지 않은가. ‘북궐’에 대한 몰이해가 그렇게 오랫동안 잘못을 승인해왔나 보다.(옆 사진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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