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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Mar 30. 2024

포살(布薩)


범어 Upavasatha의 음차이다. 승려나 불교신자가 보름 동안 지은 죄가 있으면 참회하여 선을 기르고 악을 없애는 수행법(修行法)이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인 <삼국유사>의 '뱀아이는 말하지 않았다'는 '사복불언(蛇福不言)'에도 이 포살이 나온다.


민중 출신의 앉은뱅이 스님으로서 신라 십성(十聖)에 오른 사복이 자기 어머니가 죽자 원효에게 포살시켜 수계하도록 시켰다.


그러자 원효는 "태어나지 말라. 죽는 것이 괴롭다. 죽지를 말라, 태어나는 것이 괴롭다"고 했다. 이에 사복이 그 말이 너무 번다하다 하자, 원효는 “죽고 사는 것, 모두 괴롭구나”라고 고쳐 말했다.


원효(元曉, 이 말은 으뜸 새벽, 곧 신새벽이란 뜻으로 기존의 불교노선과는 다른 불교의 길을 열었음을 알려줌)가 연 민중불교가 민중출신의 사복에 의해 더욱 넓고 굳건해졌음을 알려주는 이야기다.


각설. 그런데 왜 누군가를 시켜 죽은 자를 대신해 포살케 하는가? 사복의 어머니는 불경을 지고 다니던 암소였을 정도로 신실하였는데, 왜 참회가 필요했을까? 더구나 죽은 자를 대신해 죄를 참회토록 해야 했을까? 그런 제도나 습속이 있었나?


30여 년 전 처음으로 <삼국유사>를 읽은 이후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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