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경백자(兵經百字)》는 ‘100자(字)에 압축한 5000년 병법(兵法)의 진수’를 묶어낸 책이지만, 우리의 일용할 삶에서 참조가 될 만한 ‘말씀’이 많이 나온다. 그 82번 ‘움츠리기[蹙]’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마음속에서 꾀하는 것을 ‘계획[計]’이라 하고, 힘써 행할 수 있는 것을 ‘능력[能]’이라 한다. 마음속에서 운용하는 것은 ‘허상[虛]’이고, 행위에 드러나는 것이 ‘실상[實]’이다. 능력이 있으면 계획할 수 있으니, 비록 계획하는 중이라도 또 다른 계획을 생산해 낼 수 있다. 능력이 없으면 계획에 따라 처리할 수 없고 좋은 계획이라고 모두 쓸데없게 되니, 계획한 것이 쓸데없으면 계획이 아니다.”
이에 따르면, 나는 능력도 없으면서 계획에만 능해 결국 허상에 빠지고 마는, 그래서 피곤하고 허전하기 그지없는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