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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Apr 15. 2024

당분간

그동안 최승자를 너무 잊고 살았다. 백수가 되어 남아도는 시간을 흥청망청 다. 잠시 신이 났었나 보다. 근 보름을 감기로 끙끙 앓았다. 모든 게 느리게 그리고 지리하게 지나가고 또 흘러갔다. 새삼 시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결국 남는 건 유예뿐이다.



당분간

(최승자)


당분간 강물은 여전히 깊이깊이 흐를 것이다

당분간 푸른 들판은 여전히 바람에 나부끼고 있을 것이다

당분간 사람들은 각자 잘 살아 있을 것이다

당분간 해도 달도 날마다 뜨고 질 것이다

하늘은 하늘은

이라고 묻는 내 생애도

당분간 편안하게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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