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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Apr 20. 2024

곡우(穀雨)


<농가월령가> 3월 노래에 이런 구절이 있다.


“삼월은 모춘(暮春)이라 청명(淸明) 곡우(穀雨) 절기로다 / 춘일(春日)이 재양(載陽)하여 만물이 화창하니 / 백화는 난만하고 새 소리 각색(各色)이라 / 당전(堂前)의 쌍 제비는 옛집을 찾아오고 / 화간(花間)의 범나비는 분분(紛紛)히 날고기니 / 미물도 득시(得時)하여 자락(自樂)함이 사랑홉다.”


'재양(載陽)'은 온화하고 따뜻해진다는 말이고, '득시(得時)'는 어떤 일을 하기에 좋은 때를 만난다는 뜻이다. 모두 스스로 즐기는 봄의 '자락(自樂)'함을 말하고 있다.


곡우는 24절기의 여섯째 절기로, 청명과 입하(立夏)의 중간인 양력 4월 20일경에 든다. 봄의 마지막 절기로, 음력으로는 3월중(三月中)이다. 이 무렵에 곡식이 자라는데 이로운 비가 내리기 시작해 백곡(百穀)이 윤택해진다. 농가에서는 이때가 되면 못자리판도 만들어 볍씨를 담그는 등 일손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곡우 무렵이면 일꾼 구하는 게 일이었다. 낯선 사람들이 와서 부정 탈까봐 그랬을까, 함부로 볍씨를 보지 못하도록 솔가지로 볍씨 담근 가마니를 덮어두기도 했다.


곡우가 지나면, 입하(入夏)다. 봄의 마지막 절기가 지나고 있는 것이다. 두보가 "금춘간우과(今春看又過)", 곧 올봄도 보니 또 지나간다는 술회가 절절히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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