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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May 02. 2024

시여(施與)

강명관의 《이타(利他)와 시여(施與)(푸른역사, 2024)를 흥미롭게 읽었다. '이타'는 일찌기 많이 들어왔지만, '시여'는 흔히 듣던 말은 아니다.


'시여'는 재화의 일방적인 양여를 말한다. 이타적 행위의 주체는 보상을 바라지 않을 뿐더러 자신이 이타적 행위를 했다는 사실 자체를 잊는다. 기억에 남아 있어도 거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이런 의미에서 '시여'를 하고서 그 보상을 "은근히" 바라거나, 그 '시여'를 "인정욕구의 수단"으로 삼고자 한다면, 그건 '시여'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그 '선행'이 마치 자신의 '레떼루'인 양 여기고, 그것을 무슨 자랑스러운 훈장처럼 달고 다니는 것보다 너절하고도 치욕스러운 짓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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