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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May 14. 2024

얄궃은 말들


독서계에서는 "고독"이 대세인 듯하다. 이 얘기 저 얘기들을 하지만, 그 요체는 한 마디로 고독이 생각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니 적극적으로 고독을 즐기라는 것이다. 참으로 맞는 말 같다. 그런데 이거 좀 수상하다. 하루하루가 괴롭고 쓸쓸한 고독을 이렇게 멋지게 설명해도 좋은가?


우리 학창시절 그 이름도 찬란했던 '사랑 받는 아내 교실' 조동춘 여사의 발언이 생각난다. 그녀는 구로공단 '공순이'들을 상대로 교양강좌를 열었다. "너희가 공순이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조금 더 일찍 일어나 화장도 좀 하고 구두도 신고, 읽지 않더라도 책도 몇 권 끼고 다니고, 버스에서 졸지 좀 말라." 대단히 요상한 말이다.


테리 이글턴이 스피박의 글쓰기를 비판하면서 한 말이 떠오른다. "저개발국에 사는 사람들에 관해 쓰면서 그 사람들이 이해하려는 마음조차 먹지 못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글을 쓰는 행위에는 뭔가 특별히 가증스러운 데가 있다."(<비평가의 임무>, 4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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