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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May 17. 2024

"직성(直星)이 풀리다"


직성은 사람의 나이에 따라 그의 운명을 맡아 본다는 별을 말한다. 제웅직성, 토직성, 수직성, 금직성, 일직성, 화직성, 계도직성, 월직성, 목직성 등 아홉 직성이 있다. 남자는 열 살에 제웅직성이 들기 시작하여 열아홉 살에 다시 돌아오고, 여자는 열한 살에 목직성이 들기 시작한다.


《동국세시기》에 보면, 일직성과 월직성을 만난 사람은 종이로 해와 달의 모양을 오려 나무에 끼워 지붕의 용마루에 꽂고, 수직성을 만난 사람은 종이에 밥을 싸서 밤중에 우물 속에 던져 액을 막는다. 이 중에서 제웅직성(나후직성이라고도 함)을 가장 꺼린다. 그래서 나후직성이 들면 액을 막아야 하므로 짚으로 허수아비를 만들어 배에 나이수대로 동전을 넣고, 본인의 생년월일을 종이에 써서 넣어 정월 열나흗 날 밤에 길거리나 개천에 버리면 액을 미리 방지할 수가 있다고 믿었다. 그것을 ‘제웅치기’라고 한다.


《열양세시기》에 따르면, 깨끗한 종이에 흰밥을 싸서 물에 던져 액땜을 했다고 한다. 그것을 ‘어부슴[魚鳧施]’이라 한다.


이렇듯 각 직성에 따라 푸는 방법이 달랐는데, 액을 푼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다. 여기서 “직성이 풀리다”라는 말이 나왔다. 소망이나 욕망 따위가 제 뜻대로 성취되어 마음이 흡족하게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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