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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May 17. 2024

교만과 인색(1)


교만하다는 것은 건방지다는 말인데, 건방지다는 것은 지나치게 잘난 체하여 주제넘다는 뜻이다. 이런 사람들은 글자 그대로 방약무인, 마치 옆에 아무도 없는 듯 설쳐댄다. 그러다가 자기보다 좀 세다 싶은 사람이 나타나면 금방 꼬리를 내린다. 한마디로 하는 짓이 꼴불견이고 가관이다.


인색한 사람은 절대로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려 하지 않는다.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는 이해타산의 달인이다. 교만하고 인색한 사람의 특징은 자기 세계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인데,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전후좌우가 꽉 막혀 있다. 언뜻 결기와 강단과 결단이 있어 보이지만, 그의 내부는 언제나 불안하다. 그래서 공자는 ‘소인은 교만하지만 태연하지 못하다’고 했다.


이런 자를 대하는 가장 좋은 태도는 “범이불교(犯而不校)”이다. 상대가 함부로 침범해 들어와도 다투거나 보복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무시가 약이다.


뜻이 맞지 않아 영 싫으면서, 그렇다고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면서 그저 딴청을 하거나 등을 돌리고 지내는 관계라면, 빨리 청산하는 게 서로에게 좋다. 상대가 못하면 나라도 먼저 좋게 정리하는 게 맞다. 가뜩이나 힘든 세상, 굳이 그렇게까지 하면서 살 필요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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