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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May 19. 2024

종교의 병폐

종교를 '인민의 아편'이라고 한 맑스의 주장은 차치하고서라도, 오늘날 종교가 끼치는 병폐는 엄존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종교의 가르침을 카톡으로 보내는 이가 있다. 너무나도 좋은 '말씀'들이다. 그런데 그 '말씀'이 향하는 대상은 늘 남이다. 그렇게 살라는 충고이겠다.


그런데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이다. 자신의 언행은 한심무아지경인데, 자신은 이미 선택 받았으니 이제 남은 것은 남에게 그 '말씀'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종교의 병폐 중 하나는 이처럼 자기 자신의 문제를 바로 보지 못하게 하고, 모든 문제가 나 이외의 것에 있다고 확신하는 데 있다.


예전에 '내 탓이요'라는 스티커를 차 뒤창에 붙이고 다니는 운동이 있었다. 그런데 정작 그것은 앞창에 붙여 스스로 늘 반성하는 기회를 삼아야 옳았다.


성경에 남의 눈의 티끌은 보면서 자기 눈의 대들보는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렇게  가르치면 뭐하나? 남 탓하기 바쁜데 말이다. 자기 잘못을 합리화하거나 외면하는 도구나 방편으로 종교를 이용하는 자야말로 배교주의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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