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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May 24. 2024

실기(失期)

   

기회를 놓쳤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에는 일기일회(一期一會), 곧 ‘평생 단 한 번의 기회’라는 전제가 들어 있다. 말하자면 천재일우(千載一遇), 곧 ‘천 년 동안 겨우 한 번 만난다는 뜻으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정념이 거기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어그러진 관계를 회복할 절호의 기회에 사과 대신에 엉뚱하게도 상대에게 훈계를 하면서 쉽게 날려보내는 것처럼 한심하고도 너절한 짓은 없을 것이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 「방문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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