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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Jun 08. 2024

비할벽산요(飛割碧山腰)



"고려 말에 한 시인이 뛰어난 시구를 얻고자 하여 몸에다 짧은 도롱이를 걸치고 황소 등에 걸터 앉아 천수원(天壽院)과 사천(沙川)을 왕래하면서 날마다 수염을 쓰다듬은 지 근 백일이나 지난 다음에야 겨우,


흰 갈매기 날아 푸른 산허리를 가르네 / 白鷗飛割碧山腰


라는 한 구절을 얻었다."


차천로(車天輅)의 <오산설림초고(五山說林草藁)>에 나오는 말이다. '고려 말 한 시인'은 강일용(康日用)이다.


강일용은 저 득의의 시구를 얻고 나서 “오늘에야 고인이 이르지 못한 바를 비로소 얻었다. 뒤에 마땅히 이를 잇는 자가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과연 뒤에 이인로(李仁老)가 “교목의 꼭대기에 둥지를 틀고[占巢喬木頂]”를 그 앞에 얹어 짝을 맞추었다. 파한집(破閑集)>에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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