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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경환 Jun 18. 2024

이율배반

글쓰는 사람에게 일관성을 철저히 지키라고 요구하는 건 좀 무리인 것 같다.


최근 모 컬럼에서 '통일'이니 '단합'이니 하는 말들이 민주정에 반할 수 있다면서, '뭉치면 죽고 헤치면 산다'고 한 모 시인의 말을 인용했다.


그런데 그 컬럼을 쓴 이가 같은 날 sns에 올린 글을 보니, 어떤 tv프로그램에서 특정 지역의 사투리가 난무한다면서 그럴 바에는 그 지역 사투리를 표준어로 삼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나는 위의 두 발언이 상충된다고 생각한다. '통합'의 문제를 강하게 비판한 사람이 특정 지역의 사투리가 듣기 싫다고 그럴 바에는 그 사투리를 표준어로 삼는 게 좋지 않겠냐고 비아냥대는 건 볼썽사납다. 그의 논리로라면, 특정 사투리를 표준어로 삼자고 할 게 아니라 각 지역별 사투리가 백화제방할 여건을 마련하자고 해야 옳다. '원 코리아'보다 '멀티 코리아'를 주장한 그이라면 말이다.


말이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진다면, 그 좋고 훌륭한 주장도 빛을 바랠 것 같기에 한 마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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