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가족 첫 해외여행
아이가 없어졌어요.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어요.
혼자 외치고 있었다. 여기는 한국말이 안 통하는 괌이었다. 가족끼리 조식을 먹으려고 내려가려는 길이였다.
네 살 아들내미는 혼자 뛰어다니다가 엘리베이터를 타버렸다. 붙잡을 새 없이 문이 닫히고 혼자 내려갔다. 다른 가족들은 7층에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는데 아이의 울음소리는 정확히 들렸다. 바로 옆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이 이름을 부르며 미친년처럼 눈물을 흘리며 내려가는 중이었다. 신랑과 큰아이도 옆에서 이름을 불렀다. 분명히 4층에서 한번 엘리베이터가 서는 것을 봐서 4층에 우선 내려서 이름을 불렀지만 대답이 없었다.
' 우리 아들 국제 미아가 되는 거 아니야, 처음 가족 해외여행을 와서 애를 잃어버리다니..'
속으로 별생각을 다하며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일층으로 내려갔다.
일층에 내려가서 아이를 찾으며 지나가는 사람에게 설명을 하고 이름을 불렀지만 아무 대답이 없었다.
한참을 걸어가 눈물 콧물 범벅이 된 나는 로비로 가서 물어봤다. 그런데 거기에서 직원이 아이를 안고 있었다. 아이도 계속 울고만 있는 것이 아닌가. 바로 아이를 찾았다는 안도감에 꽉 껴안았다. 남편은 옆에서 화부터 내려고 하길래 눈으로 입 다물라고 째려봤다.
이때 미친 네 살이라고 하는 뭣도 모르고 망나니처럼 뛰어다니는 시기였다. 아는 게 하나도 없었지만 네 살이 되면서 말도 통하고 자기 의지가 생기니 뭐를 안다고 생각하나 보다. 뭐든지 먼저 할 거라고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우기는 미친 네 살 아이였는데 붙잡아 두고 걸었어야 했었다.
7박 8일로 여행을 갔던 우리는 둘째 날에 벌어진 어이없는 상황에 둘째 아이의 손을 놓을 수 없었다.
둘째 아이는 네 살에 간 처음 해외여행 기억을 엄마 잃어버려서 운 기억만 하고 있다. 그때 생각하면 너무 아찔하다. 사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다.
대문 사진 - 픽사 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