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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Dec 30. 2022

굿바이 2022년, 어서 와 2023년.

한해 정리하기


2022년 12월 29일이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가습기에 물을 담는다. 이불을 정리하고 잠자리를 준비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어떤 한해였는지 생각해 본다.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살았던 한 해였다. 그런 의미에서 가족 한 명씩 어땠는지 생각해보기로 한다.





사춘기가 막 시작 하려고 하는 그녀를 챙기느라 눈치도 보고 같이 친구들 욕도 해주면서 나도 그녀도 성장했다. 사춘기가 시작하는 여자 아이들 사이에 그녀가 자리 잡고 들어가기란 참 힘든 시간이었다.

아직도 겉도는 것 같지만 그녀는 상관없이 또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대화하고 친구를 만드느라 참 힘들었겠다.

겨울 방학 마치고 곧 새 학기에 들어가는데 또 걱정이다. 엄마는 널 항상 믿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며 기다려주기로 한다.

“아무 일 아닌 것처럼 대해주자.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주기도 하니깐. ”



둘째는 한국인 남자 친구가 한 명도 없어서 적응하느라 힘들었다. 둘째 학년엔 한국 애들이 별로 없다. 그래도 말 많고 붙임성 좋은 둘째는 다른 나라 친구들과 친해졌다. 싱가포르에서 온 친구, 독일에서 온 친구랑 사이좋게 지낸다. 2022년 크리스마스 학교 콘서트에서 한국말 사회도 본다고 연습했다. 망할 놈의 코로나 때문에 미뤄졌지만 아기인 줄 알았던 둘째가 훌쩍 큰 한 해였다. 






엄마인 나도 어쩌다 글을 쓰게 되었고 성장하고 있다. 입에서 말이 안 떨어지지만 중국어 수업도 했다. 영어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다.

아이들을 챙긴다고 중간중간 힘들게 살고 있지만 이것 또한 지금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행복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면 된다. 이왕 중국에서 살게 되었으니 즐기자. 80살까지 산다고 치면 지금 반을 살았고 그중에 몇 년 해외살이도 해보는 거지 뭐.

(엄마사람은 항상 내 마음 평화를 찾기 위해 내 뜻대로 해석하는 특징이 있다)



남편은 성장했니? 물어보고 싶지만 알아서 성장해서 돈 많이 벌어오는 걸로 마무리한다. 돈이 최고가 아니라고 말은 못 하겠다.

(우리 다 따라왔는데 돈이라도 많이 벌어.)






어서 와 2023년.


아무도 없는 이곳 중국에서 가족끼리 똘똘 뭉쳐서 행복하게 보내야 후회가 없을 듯하다. 2023년엔 중국을 더 알아가야겠다. 집 근처부터 탐색하며 좀 돌아다녀야겠다. 아직 가본 곳이 없으니 리스트를 작성해서 도장 깨기를 해야겠다.


코로나로 지워진 3년의 시간을 만회하려면 3배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후회 없는 2023년을 보내기 위해 계획을 세워 본다.

(이러다가 설날 지나고 계획 세우는 거 다 안다 알아.)




대문 사진 - 픽사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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