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피아노 반주법 마스터 하기
배가 제법 나와 오래 서 있기가 힘들다. 초등학교 방과 후 영어 선생님 알바는 한 학기로 끝이 났다. 아이들과 헤어짐이 힘들었다. 6학년 아이들은 학을 고이 접어 선생님 순산하라고 선물을 줬다.
“선생님 쑥쑥이 나오면 꼭 사진 보내주세요.”
“알겠어. 우리 이쁜이들. “
어찌나 헤어지는데 눈물이 나던지 나중에 아이들을 다시 만나서 밥도 사주고 쑥쑥이 사진도 몇 번 보내줬다. 사춘기 여자 아이들이었지만 순수했던 아이들 이였다.
아직 쑥쑥이가 나오려면 3달은 남았다. 뭐를 또 시작해볼까 고민을 했다. 아파트 상가를 왔다 갔다 하다가 피아노 학원이 눈에 띄었다. 제법 나온 배를 이끌고 학원 문을 두드렸다.
“선생님, 태교에 피아노 치는 것이 좋다는데 배울 수 있을까요?”
“네. 당연하죠. 12시에 오픈인데 아이들이 1시쯤부터 오니 오셔서 연습하세요.”
40대 후반이었던 피아노 선생님은 피아노 학원 비밀 번호까지 공유해 주시며 아주 적극적으로 일찍 와서 연습을 하라고 하셨다.
아침 먹고 항상 산책을 했다. 집에 돌아와 이쁘게 단장을 한 후 피아노 학원에 매일 출석을 했다. 어릴 때 피아노를 배웠지만 하농, 체르니는 재미가 없었다.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피아노 반주법 책 한 권을 어릴 적 기억을 되살리며 쳤다. 오랜만에 피아노를 치니 재미있었다. 그리고 임신 7개월쯤 되니 피아노를 치면 아기가 아는지 발로 차고 좋아했다. 아이와 교감을 할 수 있다며 또 열심히 3개월 동안 문지방 닳듯이 다녔다.
피아노를 얼마나 열심히 쳤던지. 뭐든지 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 여기에서도 나왔다. 신랑은 옆에서 쑥쑥이가 나중에 피아노를 잘 치겠다며 너무 열심히 하는 거 아니 나며 농담을 했다. 임신 중 즐거웠던 피아노 학원에서의 시간은 너무 소중했다.
(하지만 우리 쑥쑥이는 피아노를 싫어한다. 딱 2년 배우고 피아노학원을 때려치웠다. 예체능에 관심이 없다. 태교는 태교 이었을뿐. 나의 즐거움이었다.)
엄마의 12년째 이중생활을 연재해 봅니다.
대문 사진 - 픽사 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