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한국 마트가 없다.
“엄마, 장조림이 이상해요.”
“응???? 엄마가 하던 대로 했는데..”
“엄마~~ 학교에서 먹는 반찬 냄새가 나는데요??”
“아니야, 그냥 얼른 밥이랑 먹어!!!”
속으로 뜨끔 했지만 태연 한 척 대답했었다. 아이들 입맛은 장금이라더니, 간장을 바꿨는데 반찬투정을 했다. 신랑이랑 나는 똑같은 것 같은데 참으로 신기했었다.
우리 동네엔 한국 마트가 없다. 처음에 한국 마트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놀랬었다. 입 짧은 식구들이랑 살기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중국에 도착해보니 중국에도 택배가 잘 되어 있어서 우리 동네에서 세 시간 떨어진 큰 한국 마트에서 주문을 하면 한국 식재료가 다음날 도착했다.
하지만 중국이 봉쇄가 되었다가 풀렸다가 반복을 하기 때문에 그마저도 구하기 어렵다. 지금도 2주째 택배가 막혀서 중국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해서 한국음식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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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트도 없는데 언제까지 택배로 한국 식자재를 시킬 수 없을 거 같았다.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 후, 이것저것 사보면서 조미료부터 우리 입맛에 맞는 걸 찾기 시작했다. 설탕도 한국이랑 생긴 모양이 다르고 간장도 여러 종류가 있다. 들기름은 어떤 건지도 모르겠고 어찌어찌 참기름 비슷한 걸 구해서 사용하고 있다.
내가 정착한 조미료다. 설탕, 참기름, 식초, 식용유, 향식초, 간장들이다. 이제는 몇 번의 시행착오로 먹던 것들만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 한 쌀!! 중국에서 입맛에 맞는 것을 구하기 참 힘들었다. 어느 날 마트에서 쌀을 샀는데 이상한 향이 나서 다 버렸던 적도 있다. 모양이 길쭉한 쌀도 있고, 색이 좀 진한 쌀도 있다. 동북쪽 쌀이 그나마 한국 쌀이랑 비슷하다고 해서 쌀은 동북쪽에서 온 중국 쌀을 먹는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컵라면은 매운맛 안 매운맛으로 나눠서 먹는다. 아직 어린 둘째는 안 매운맛으로 큰아이는 매운맛 라면도 잘 먹는다.
아직도 중국음식에 적응하지 못한 신랑과 큰아이 때문에 아침마다 정성스러운 한국 음식 점심 도시락을 준비한다. 오늘도 중국 마트에 간다. 잘 살펴보고 한국음식을 만들 수 있는 재료를 찾아본다. 양파, 무, 배추까지 우리나라와 맛이 다르지만 재료는 상관없다. 중국 재료로 맛있는 저녁을 준비해본다.
대문사진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