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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Nov 27. 2022

중국에 온지 벌써 일 년

세월이 빠르다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시끌시끌하던 2021년 12월에 이삿짐을 쌌다. 코로나로 인해 일 년 반을 이산가족을 하고 떠나는 중국행이다. 해외 이사는 두 번 다시 못하겠다며 우리는 이삿짐을 꾸렸다.



이삿짐박스는 셀수가 없었다.

 

  신랑은 2020년 7월에 이미 배낭을 하나 메고 일본을 경유해서 중국에 들어갔다. 중간에 백신을 맞으려고 신랑이 한국에 들어왔었고, 나머지 가족은 비자가 나오리라는 희망을 갖고 기다린 지 일 년 반..



  드디어 2021년 11월에 가족 비자가 나왔다.



  바로 준비해서 신랑을 따라 중국행 비행기를 타던 날을 잊지 못한다. 비행기를 타려면 두 번의 코로나 검사와 피검사까지 해야 했다. 인천 공항 근처 호텔에 머물며 코로나 검사와 피검사까지 하고 음성 확인서를 들고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아이들은 혈관이 잡히지 않아서 피를 겨우 뽑아 검사를 했다.



비행기를 탄다며 즐거워 하는 아이들



  오랜만에 비행기를 탄다는 생각에 아이들은 들떠 있었지만, 비행기를 내려 코로나 검사를 하고 격리 호텔에서 28일 동안 격리를 해야 신랑이 구해놓은 중국 집으로 갈 수 있었다.



  격리 호텔은 그래도 새 호텔이라서 깔끔했고 네 명이서 같이 머물를 수 있게 되어서 감사했다. 중국 음식을 하나도 먹지 못하는 신랑과 큰아이는 가져온 인스턴트 음식으로 28일을 버텼다. 코로나 검사를 2일마다 해서 우리 식구들의 코는 버텨내질 못했다. 코에서 피도 나고 너무 아팠다. 그리고 중간중간 피검사를 했는데 검사하는 날이면 호텔이 떠나가라 우는 둘째 덕에 옆방에서 중국 사람들은 우리에게 화를 내기도 했다.



한국마트를 털어왔다



  12월 초에 비행기를 탄지라 우리 가족은 격리 호텔에서 내 생일도 맞이 했으며 크리스마스와 새해 1월 1일도 격리 호텔에서 맞이 했다. 호텔에서 케이크와 딸기를 시켜서 크리스마스를 서로 즐겼다. 케이크는 배달 사고로 다 부서졌지만 우리는 케이크의 달콤함에 잠시나마 힘든 시간을 잊을 수 있었다.



  중국에서 맞이 하는 첫 새해가 비록 격리 호텔이지만 우리 가족의 잊지 못할 새해를 기록하기 위해 풍선까지 챙겨서 새해를 감사하게 맞이 했다.



망가진 케이크도 풍선도 잊지 못한다





 

  벌써 일 년이 지나서 웃으면서 그때를 기록해보지만 당시에는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아이들이 그래도 잘 버텨주고 힘을 주었기에 잊지 못할 입국을 했고, 28일이라는 격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가족은 함께 있어야 빛이 나는 걸 알기에 어려움을 이겨내고 우리는 여기에서 반짝반짝 빛을 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문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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