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 편입을 했다.

4. 다시 대학생이 되다.

by Rumi



딸내미가 두 돌이 지나자 또 어딘가 나가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하지만 매운맛 육아는 계속되었다. 아이는 낳으면 알아서 크는 건 줄 알았다. 그건 나의 큰 착각이었다. (엄마미안, 나 혼자 큰 줄 알았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나의 미래도 걱정이 되었다. 언제까지 집에서 아이만 보고 있어야 할까? 지금처럼 전업맘으로 살아가리라고는 이때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회사를 다니며 하던 일을 바로 다시 시작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야근이 잦은 직업이었기에 연고도 없는 이곳에서 딸내미를 맡기고 일을 할 수 없었다. 신랑도 야근을 밥 먹듯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신랑이 아이는 우리 손으로 키워야 한다는 의지가 엄청 강했다. 난 속으로만 생각했다.


“야근이나 좀 하지 마라. 네가 키우는 거 아니고 내가 다 키우고 있거든? “


초초초 예민한 그녀의 성격을 받아줄 사람은 엄마 밖에 없다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인정해야만 했다.





그래도 어디 내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이 없을까 이것저것 살피던 와중에


“방송통신대학교 유아교육과”

가 눈에 들어왔다.


편입을 해서 2년만 다니면 정교사 자격증도 나오고 유치원 선생님을 할 수 있다니.


“아니 이건 신세계가 아닌가?”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잠깐 가르쳐 봤을 때 가르친다는 것이 나에게 맞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했다.



친구들 중에서 일찍 결혼을 했던 나는 육아를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사실 책으로 글로 육아를 배웠다. 그땐 유튜브도 없었고 오롯이 혼자 육아를 했던 나는 유아교육과를 가면 막연히 아이도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이때 들었던 깨알 같은 수업들은 아이를 이해하고 키우는데 도움이 정말 많이 되었다.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 뭐든지 완벽하게 하고 해내고 싶은 내 성격에 부족했던 이론을 채워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비록 육아는 현실이었지만)




“오빠, 나 다시 공부해도 될까? 잘할 수 있을 거 같아. 내가 다 알아봤으니 학교에 지원만 하면 될 거야. 대신에 오빠가 주말엔 아기 좀 돌봐줘야 해.”



뭐든지 시작하면 계획을 세워서 착착 일을 기가 막히게 진행하는 나는 우선 서류를 작성했다. 그리고 당당히 합격을 했다. 나름 유아교육과는 떨어지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다.



낮에 육아를 하다가 아이가 잠든 시간, 아이가 잠깐 다른 곳에 집중하는 틈나는 대로 수업을 인터넷으로 듣고 과제도 작성하였다. 주말엔 오프라인으로 사람들도 만나면서 나의 네 번째 이중생활은 또다시 시작이 되었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에 생긴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정말 열심히 일 년을 다녔다. 정신없이 일 년을 보내는

와중에 둘째가 생겨 버렸다. 눈물을 머금고 학교를 휴학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 학기엔 실습도 있다는데 도저히 수업을 이어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어려웠다. 매년 방송통신 대학교에서 다시 학교에 등록하라고 메일이 발송돼서 온다. 그때 학업을 다 마쳤다면 나는 과연 유치원 선생님이 되어 있을까? 하고 상상해 본다.



다음 이중생활을 새로 시작하기까지 얼마나 기나긴 시간이 필요한지 이때는 인지하지 못했다.


아이가 하나와 둘은 정말 정말 정말 천지차이 였다. 1+1 = 2가 아니었다. 무한대였다.




엄마의 12년째 이중생활을 연재해 봅니다.



대문 사진 - 픽사 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