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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Mar 21. 2023

중국에 아이스아메리카노는 맛없다

얼죽아는 어쩌라고

중국에 무더운 여름이 다가 오지만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먹기란 쉽지 않다.

메뉴가 없는 건 아니다. 메뉴판에 있다. 



冰美式咖啡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지만 한 여름에도 뜨거운 물과 차를 마시는 중국 사람들에겐 얼음이 들어간 그것도 커피는 생소 한 음식이다.

맛있는 커피 집도 찾기 힘들지만 거기에 얼음이 있는 커피라니. 


중국에 온 지 일 년 만에 나도 바뀌어 가고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언제 시켜봤더라..)

공원에서 뛰어놀고 아이들과 근처 스타벅스에 들어갔다. 오랜만에 더워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하지만 한 모금을 마시고 뱉었다. 



시원한 커피도 아닌 것이 미지근한 숭늉도 아닌 오묘한 이맛. 



중국 커피 메뉴에 얼음을 넣었다가 빼는 메뉴도 있다. 미지근하게 먹는 커피 메뉴가 있는 것을 보고 놀랬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한국에선 시원 쌉쌀한 맛으로 마시는데 이곳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얼음이 있지만 미지근하다. 그리고 5분도 채 안 되어서 얼음이 다 녹아 버린다. 얼음이 문제 일까 아메리카노를 만드는 사람이 문제일까 무슨 문제인지 모르지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키면 미지근한 커피를 먹게 되고 끝까지 다 마실수가 없다. 


맛있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먹기란 하늘에 별따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느 날 스타벅스에 가면 진짜 맛있는 얼음이 오래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을 수 있기도 하고 어느 날은 아니기도 하다. 


 




중국 드라마에서 엄마가 딸에게 절대로 차가운 물을 마시지 말라고 하는 장면과 배가 아프다고 하면 따뜻한 물을 안 마셔서 그렇다고 하는 장면을 여러 번 봤었는데 중국에 오기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중국에서 좀 살아보니 중국 드라마에 소소한 대화 내용이 더 이해가 간다. 차가운 물은 병을 발생한다고 믿는 중국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여름에 우리 아이들은 보냉병에 얼음을 꽉 채워서 가져 가지만 중국 친구들은 보냉병에 따뜻한 물을 싸 온다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이번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에 제빙기를 하나 장만해서 홈 카페를 제대로 만들어봐야겠다. 나의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 라이프를 실천하기 위해서 말이다. 




대문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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