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일주일
학교에서 메시지가 왔다. 독감과 노로 바이러스가 시작이라고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내심 코로나도 이겨냈는데 뭐 독감쯤이야 하면서 메시지를 넘겼다.
메시지가 온 날짜는 22일이었다. 하지만 25일 토요일부터 난리다. 여기저기 열나는 아이들이 많고 어린 친구들은 입원도 했다고 한다. 우리 둘째도 심상치 않다. 일요일밤부터 열이 나기 시작한다. 느낌이 왔다. 독감이 당첨이구나.
코로나를 무증상으로 지나갔던 둘째였다. 코로나는 2주 안에 다 퍼지더니 이놈의 나라는 독감은 1주일 사이에 싹 퍼졌다.
우선 집에 있는 이부 브로펜과 감기약을 먹었지만 열이 잡힐 생각이 없다. 고열로 힘들어하는 둘째에게 해줄 것이 없다. 그렇게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까지 열이 계속 났다. 타미플루를 왜 생각 못했을까? 당연히 병원에 가야 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와이마이(배달앱)로 타미플루를 살 수 있단다. 중국인 신분증을 넣어야 해서 회사 사람에게 부탁해서 우선 한통을 샀다. 타미플루를 먹이니 열이 잡혔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둘째는 화요일 저녁 그렇게 열이 잡혔다. 화요일 저녁부터 그러나 신랑과 큰아이가 문제다. 춥단다. 목이 아프단다. 얼른 아이들 고모한테 전화해서 물어봤더니 타미플루를 증상 시작 할 때 먹으라고 한다. 그래도 소아과 의사 고모가 있어서 항상 든든하다. 신랑과 큰아이는 타미 플루를 먹고 열이 올랐지만 해열제가 바로 들었다. 열이 하루 만에 잡힌 것이다. 수요일에 큰아이는 쉬기로 했다. MYP 올라가면서 학교는 절대 안 빠진다는 아이가 빠진다는 건 진짜 아픈 것이다. 한숨 자고 일어나며 말했다.
“엄마 컵라면과 치즈 먹고 싶어요. 먹으면 괜찮아질 거 같아요.”
어서 차려줬다. 하루 쉬니 그래도 목소리는 안 나오지만 열이 안 나서 살만 한가보다.
목요일 아침, 두 녀석이 학교를 간다고 설친다. 어젯밤부터는 내가 당첨이다.
“오들오들, 오빠 나 죽을 거 같아. 너무 추워. 애들을 부탁해 먼저 잔다.”
하고 잠이 들었다. 약 알레르기가 있어 다른 약을 함부로 먹을 수 없는 나는 타이레놀을 먹고 오한을 온몸으로 느끼며 자고 일어났다. 이를 악물고 애들을 챙겨서 학교로 보내고 3시간을 내리 잤다.
토쟁이 둘째는 유명하다. 학교에서도 어김없이 토를 했다. 선생님이 아이를 집에 데려 가랜다. 아이들이 기침을 너무 한다.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가래약과 네블라이져를 주문했다. 중국에서 약이란 약은 다 사보는 것 같다. 항생제도 그냥 살 수 있어서 우리 같은 외국인 입장에서는 감사하다. 배달 온 네블라이져 기계를 보니 웃음이 나온다. 이제는 집에 병원을 차려도 되겠다.
중국에서 독감은 큰 병이었다. 병원을 가기도 애매한 것이 동네 아동병원이 아픈 아이들로 포화 상태라 가도 약만 지어준다고 한다. ( 약이란 약은 지금 집에 다 있는데.)
아니면 대학병원에 입원을 했어야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입원을 세트로 할걸 그랬다. 그게 더 수월 했을 듯싶다. 엄마도 중국이 처음이라 몰라서 아이들을 더 고생시킨 것 같아서 너무 속상했다.
누군가에겐 따뜻한 봄날이었겠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잔인한 3월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