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한다 아들아
코로나로 인해서 유치원 졸업식도 못했고 초등학교 입학식도 못했다. 얼렁뚱땅 어찌어찌 3년이나 지났다. 첫째는 생일 파티를 매번 친구들을 불러서 해줬는데 둘째는 한 번도 못해줬다. 항상 마음에 걸렸었는데 드디어 코로나도 아웃이고 생일 파티를 마음껏 할 수 있게 되었다.
우선 초대장을 만들었다. 큰아이가 동생 생일이라며 재능기부를 해줬다. 엄마들이 같이 올까 봐 “Children only”라고 적었다. 싱가포르 친구, 독일 친구, 한국 친구 세명 같은 반 친구들을 불렀다. 한 반에 15명 남짓, 남자아이들이 한 반에 7명인데 모두 초대하기엔 버거워서 친한 친구들로 초대했다. 친구 생일 파티에 가보면 친구들에게 집에 돌아갈 때 감사 선물도 하기에 레고도 준비했다.
친구 생일 파티에 가보니 포토존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포토존을 며칠 전부터 구상해서 만들었다. 하지만 우리 집은 전형적인 중국 사람들 집이라 체리색 몰딩이 강렬하다. 어찌어찌 꾸며도 체리색 몰딩 때문에 뭔가 고전적이다. 엄마가 그래도 최선을 다한 포토존이다.
친구들과 생일 파티를 처음 해보는 둘째는 춤이 저절로 나오는가 보다. 갑자기 말도 잘 듣는다. 초대한 시간에 친구들이 와서 축하를 해줬다. 같이 노래도 부르고 준비한 음식도 같이 먹고 재미나는 시간을 보냈다. 둘째에게 잊지 못할 생일이었길 바라며 열심히 준비한 보람이 있었다.
음식은 레스토랑에서 다 주문했는데, 독일 친구가 피자가 맛있었나 보다. 집에 가서 로이 엄마가 음식을 진짜 잘한다면서 칭찬을 했다고 톡이 왔다. 그러면서 피자 레시피를 알려달라고 했다. 피자를 시킨 레스토랑 이름을 알려주면서 친구 한테는 비밀로 해달라고 했다. 짜장 떡볶이 하나만 음식을 만들었는데 인기가 없었다. 우리 아이들만 맛있게 먹었지 다른 친구들은 슬라임 먹는 기분이라고 했다. 역시 생일상엔 만국 공통의 인기 메뉴 피자와 파스타가 제일이다.
친구들과 둘째랑 노는 모습을 집에서 보니 학교 생활도 눈에 그려졌다. 우리 가족 모두 둘째 생일 덕에 외국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 외국 생활에 추억이 하나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