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것만 본다.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눈앞에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두 귀에 어떤 소리가 들리는지에는 관심도 없다.
그저 내가 보고자 하는 대로만 보고, 듣고자 하는 대로만 듣는다.
그렇게 사실을 외면하고, 진실을 부정한다.
똑바로 보고 들으라 주문하는 이들을
'당신들이 틀렸다',
'당신들이 무얼 아느냐'며
매선 눈빛과 독기어린 말투로 쏘아붙이고
'내가 맞는다',
'우리가 옳다'며 그렇게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들어간다.
누군가의 믿음은 비과학적이고 비이성적이라며 조롱하면서,
정작 자신이야말로 그 믿음을 누구보다 강하게 붙잡고 있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세상에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도,
마치 정답이 있는 것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며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까지 '내가 말하는 대로 하라' 요구하는 사람들.
그 모순을 언제쯤 깨달으려는지,
그 죄과를 언제쯤 뉘우치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