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형성된 인식은
결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심지어 그것이 옳지 않거나, 수많은 오류를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일단 인식이 고착화되면,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바꾸려 들지 않는다.
그 인식이 뿌리를 내려 '나의 것'이 되기까지, 알게 모르게 수많은 내적 갈등과 충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형성된 그 견고한 체계를 다시 뒤엎는다?
그것만큼 비효율적이고 괴로운 일도 많지 않다.
그래서 아무리 '그 생각엔 문제가 있다'라며 여러 근거를 내보여도,
'그럴 리 없다',
'잘못 아는 것이다',
'당신들이 틀렸다'라며
기존 인식 체계를 뒷받침하는 여러 근거를 들이민다.
그렇게 '나의 성(城)'은 끊임없이 높아지고
성문은 굳게 닫혀 그 어떤 생각과 입장의 출입도 쉬이 허용하지 않게 된다.
물이 고이면 언젠가 썩어 먹지 못하게 되듯
생각이 고이면
나만의 섬에 들어앉아 오가는 배(船)조차 거부하니,
사람이 썩는다는 건,
단지 죽어서 땅에 묻혀 흙으로 돌아감을 이르지만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