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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Y Apr 19. 2023

'대(大)' 자 좀 뺍시다.

뭐가 그리 위대하다고.

대통령,

워낙 오랫동안, 그리고 자주 입에 담았던 말이라 지극히 익숙한 말이다.

그런데,

사실 저 '대' 자 없어도 충분히 말이 된다.

아~~무 문제도 없다.

프랑스 혁명기 시절,

나폴레옹이 황제에 등극하기 전 잠깐 존재했던 과도기 정부를 일러 '통령 정부'라 하지 '대통령 정부'라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굳이 왜 president라는 말에 '대' 자를 붙이는 걸까?

별 이유 없다.

폼나니까.

그럴듯해 보이니까 그런 거다.

군주보다 군주가,

황제보다 황제가 더 있어 보이니까,

공화국 성립 이후에도 굳이 '대' 자를 붙여 대통령이라 부른 것이다.

중화민국 대륙 시기에, 굳이 원수(元首)나 총통 앞에 '대' 자를 붙여 대원수, 대총통이라 했던 것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민국이 성립되었다고는 하나, 아직 전근대 시절 왕조 문화에 젖어 있던 사람들이 기득권층이자 지배 계층이었기 때문에 그리도 '대' 자에 집착했던 것이다(현재 대만에서는 president를 그냥 '총통'이라고만 부른다.).

그런데, 21세기 한국에서는 여전히 '대'통령이다.

내가 보기엔 별 의미도 없고, 아주 별로다. 그냥 '통령'이라고 해도 충분하다.

그리도 '대통령' 욕은 해대면서, 뭐 하러 '대' 자는 꼬박꼬박 붙여서 부르는지,

알 수가 없는 사람들이다.


이제, 저 '대' 자를 뗄 때가 됐다.

굳이 '대'통령이라 부를 이유, 그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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