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은 늘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다.
바뀌는 것은 도시다.
도시의 사람들은, 자신들이나 유행에 열광하면서
정작 그 물결이 흘러가면 언제 그랬냔 듯 촌스럽단 딱지를 붙인다.
촌은 그 물결의 흐름에 편승하지 않는다.
촌은 그렇게 가볍지 않다.
그저 도도히 제 자리를 지킬 뿐이다.
관점에 따라선 꽉 막혔고, 수구적으로 보인대도
적어도 촌은 늘 한결같다.
고작 농기계 몇 대 들어오는 동안
도시는 뭔가에 열광하고 냉랭해지기를 얼마나 반복했던가?
촌에는 잘못이 없다.
촌은 결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