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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Y Aug 10. 2023

'위기'라 간주되는 상황에 대한 일반적인 대응·자세

어떤 하나의 현상·사태가 발생하여 개개인에게 지각된다.


▶그것이 '위협'으로 수용되면서 사람들의 내면에는 서서히 공포감이 자리잡는다.


▶이에 위기감과 무력감을 느낀 대중은 권위자(대개 전문가 집단)나 권위체(정부)에게 방책을 요구한다.


▶사태가 확산되고, 동시적으로 이에 대한 공포 또한 가중되면서 그들의 발언과 방침은 곧 절대적 지위를 확보하며, 이것이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발표될수록 대중은 이에 완전히 동조하여 그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 믿는다.


▶그 과정에서 비합리적인 목표와 수단이 수립 및 시행되며, 이것이 다수 대중의 동의를 통해 합리화되어 이에 반대하거나 저항하는 이들은 사회 안전이나 공공복리에 반하는 주장을 한다는 이유로 배제된다. 이러한 상황과 논리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대응 방식이 그 어떤 대안도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지에 대한 문제를 완전히 무시하며, 이것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는 것처럼 보일 때 더욱 강화된다.


▶사회는 불안과 공포라는 집단 광기에 휩싸이고, 해결책에 대한 단일논리가 횡행하여 그것만이 옳다는 믿음으로 오랜 시간 동일한 방식이 되풀이된다. 그 과정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수많은 이른바 '과학적 증거'가 제시되며 대중은 다른 대응 방식은 전혀 고려하지 않게 된다.

그러는 와중에 권위자와 권위체는 '이 방식을 적극 채용하지 않으면 수많은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 선전하면서, 정작 그 방식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전혀 고려하지 않거나 묵과한다. 대중 또한 이들 권위에 맹종하여 실제적인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를 '비과학적'이라며 무시한다. 이쯤 되면 대응 방식에 중대한 결함과 부작용이 드러나도 별다른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한편, 권위체는 대중의 거센 반발과 책임론을 우려해 사태에 대한 다른 대응 방식을 전혀 고려할 수 없게 되며, 심지어는 자신들이 수립한 목표와 이를 이루기 위한 방책이 전적으로 '국민'을 위한 것이란 논리를 확고하게 믿게 된다.


▶그 대응 방식의 실효성과는 별개로 시간이 지나며 그 현상에 대한 위기의식이 저하되고 사건에의 심각성이 줄어들면서 사태가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인다.


▶다수 대중과 권위체는 그것이 자신들이 채택했던 방식이 위기 대응에 유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과학과 국민의 승리' 따위의 구호를 내걸고 그 공(功)을 스스로에게 돌리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대응 매뉴얼'을 작성하며 사태와 대응을 비판하는 이들의 목소리에는 끝까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차후에 유사한 현상·사태가 발생하면 동일한 대응 방식이 반복된다.




지난 몇 년간의 행태로 미뤄 보건대, 아마 한국 사회는 앞으로 이러한 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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