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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Y Dec 16. 2023

탈진실(Post-Truth) 시대의 시작

"진실(또는 사실)의 해석권을 독점하는 자가 권력을 잡는다."

탈진실 시대는, 이를 알고, 기존의 권력을 거부하기 시작한 이들에 의해 도래하였다.

그들에게 그 권력이 합법적인지 비합법적인지는 중요치 않다.

탈진실 시대의 특징은, 권력을 지닌 이들이 악으로 규정된다는 것이다.

권력을 잡고 있다는 것만으로 그 세력은 이미 악이다.

기성 권력을 악으로 단정한 이들은, 이를 뒤집고자 결집하여 '대안 세력'을 형성, 새로운 권력을 창출하려 한다.

이는 공산주의(자)의 계급투쟁론과 매우 유사하다. 아니, 기제와 논리의 측면에서 동일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옛날엔 종교가 진실의 해석권을 독점하였다.

그러나 인간이 이를 빼앗아온 순간부터, 탈진실 시대는 이미 도래할 예정이었다.

그저 그 시기가 이 21세기였을 뿐이다.


탈진실 시대는, 사건이 관점을 좌우하는 것이 아닌, 관점이 사건을 결정함을 알려주며,

또한 그것의 도래는, 인간의 보편적 판단과 관점이란 개념이 사실상 허구이자 신화의 영역으로 전락하였음을 알려준다.


이제 인간은 그 어떤 것도 믿을 수 없다.

탈진실의 모든 기반은 부정(否定)이기 때문이다.

확정할 수 없는 세상에서, 인간이 붙들 수 있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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