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CY May 17. 2024

슬픈 현실

누군가의 편리함은 누군가의 피와 땀을 전제로 한다.

운동을 끝내고 집으로 오는 길,

모처 홈플러스로 향했다.

'10시까지는 하겠지.' 싶은 생각으로 길을 잡으려 지도를 켤 때,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찍 닫아서?

아니.

쉬는 날이라서?

아니.

그건,

영업 시간이 '24:00'로 표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24시?

24시라니?

오전 12시가 아닌가?

대체 왜?? 왜 그렇게까지??


영업 시작 시간을 보니, 오전 10시였다.

이 말인즉, 그들은 하루에 14시간 동안 노동을 한다는 뜻이었다.

그곳에 가는 입장으로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너무나 불편했다.

누군가의 편의와 편리함을 위해,

누군가가 이리도 긴 시간을 일하는 게 정말 맞는 건가 싶어서였다.


그러나

그 살인적인 노동 시간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최대한 친절하고 상냥하게,

예의 바르게 직원을 응대하는 것밖에는.

참으로 무의미하고 무력하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는 이 늦은 시각에도

그 홈플러스는 영업 중이다.

작가의 이전글 결여된 의식: 인간 평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