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편리함은 누군가의 피와 땀을 전제로 한다.
운동을 끝내고 집으로 오는 길,
모처 홈플러스로 향했다.
'10시까지는 하겠지.' 싶은 생각으로 길을 잡으려 지도를 켤 때,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찍 닫아서?
아니.
쉬는 날이라서?
아니.
그건,
영업 시간이 '24:00'로 표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24시?
24시라니?
오전 12시가 아닌가?
대체 왜?? 왜 그렇게까지??
영업 시작 시간을 보니, 오전 10시였다.
이 말인즉, 그들은 하루에 14시간 동안 노동을 한다는 뜻이었다.
그곳에 가는 입장으로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너무나 불편했다.
누군가의 편의와 편리함을 위해,
누군가가 이리도 긴 시간을 일하는 게 정말 맞는 건가 싶어서였다.
그러나
그 살인적인 노동 시간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최대한 친절하고 상냥하게,
예의 바르게 직원을 응대하는 것밖에는.
참으로 무의미하고 무력하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는 이 늦은 시각에도
그 홈플러스는 영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