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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Y Jun 23. 2022

나는 분노한다.

방역이 사람을 괴물로 만들었다.

처음이었다.

개인의 자유가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제한돼야 한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많이 봤,

개인의 존엄이 국민의 생명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는.


존엄.

민주 이전에 자유가 있고

자유 이전에 존엄이 있다.

즉,

존엄 없이 자유 없고

자유 없이 민주 없다.

만약 인간이 존엄한 존재가 아니라면,

인간에게 있어 존엄성이 뒷전으로 밀려난다면,

인간이 일궈온 그 어떤 정신적 가치도 의미를 갖지 못한다.

존엄이 배제되면,

자유는 인간의 착각으로 격하되고,

민주는 비효율의 극치이자 '혼란'의 대명사가 된다.


모든 정신적 가치는 '인간은 존엄하다'는 명제를 기본이자 핵심, 근간으로 삼고 있.

개인의 존엄이 전제되어야만, 인간이 추구해 온 모든 관념적 활동이 유의미하고 숭고하며, 아름답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존엄이 빠지면, 그 모든 것은 그저 '호모 사피엔스'란 한 포유류무의미한 몸짓으로 전락하고 만다.


개인의 존엄이 국민의 생명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사회주의 사회에서도, 그 어느 사회에서도 할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저 말이 체제의 근간이자, 인간성 표출의 주요 수단인 자유와 민주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말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 이가, 생명의 소중함을 입에 담는다.

경악스럽다.

뻔뻔하다.


한국 사회는, 생명을 위한다는 이유로 인간 존엄의 가치마저 건드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정 가치를 이유로 개인의 존엄을 뒤에 두는 것은 전체주의의 단초이며, 동시에 그것의 핵심이다.


존엄이 대체 그에게 무엇이길래, 그리도 쉽게 외면해도 되는 가치가 된 것일까?

모든 생명에는 가치가 있지만,

그 어떤 종에게도 존엄이란 표현만큼은 사용하지 않는다.

존엄은 오로지 인간의 영역이어서다.

인간을 위한다는 말과 행동이, 정작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가치를 파괴하고 있음을, 사람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생각이 생각을 파괴하고

상식이 상식을 파괴하며

인간이 인간을 파괴한다.


이러한 언사에,

이러한 사회에,

나는 분노한다.


방역이 사람을 괴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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