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묵상 #3
민수기 6장을 묵상하며
다시한번 죄의 무게가 무겁게 다가왔다.
본문에서 나실인이 헌신하는 기간 동안 지켜야 할 규례들은 너무나 세심하고 철저하다.
포도 열매 하나조차 먹을 수 없고, 머리카락조차 하나님께 드려야 하며, 심지어 가장 가까운 가족의 죽음에도 가까이 갈 수 없다(민 6:3-7).
그만큼 하나님께 구별된 거룩함은 엄격했고, 조금이라도 더러워지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민 6:9-12).
이 말씀을 보며, 우리의 죄가 얼마나 무겁고 스스로는 결코 감당할 수 없는 것인지 다시 깨닫게 되었다. 나실인의 서원처럼,
완벽히 지키려 애써도 결국 흠 없이 설 수 없는 우리. 만약 예수님의 십자가가 없었다면,
나는 단 하루도 버틸 수 없는 존재임을 인정하게 된다.
나는 자격 없는 사람이다. 거룩 앞에 서기에는 연약함으로 인해 쉽게 넘어지고,
도무지 하나님 앞에 설 수 없는 나.
그러나 그런 나를 위하여 예수님께서 십자가로 나의 죄를 감당하시고,
그 피로 단번에 영원한 속죄를 이루어주셨다(히 10:10-14).
자격 없는 내가,
주님으로 인해 귀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놀라운 신분을 입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매일 새 옷을 입은 자로,
아버지의 자녀로 살아갈 수 있다.
그것은 설명할 수 없는 은혜이며,
그 어떤 복보다 더 큰 복이다.
그리고 본문 마지막에 이어지는 아론의 축복(민 6:24-26)은 하나님의 본심을 드러내 주신다.
“주님께서 당신들에게 복을 주시고, 당신들을 지켜 주시며,
주님께서 당신들을 밝은 얼굴로 대하시고, 당신들에게 은혜를 베푸시며,
주님께서 당신들을 고이 보시어서, 당신들에게 평화를 주시기를 빕니다.”(민 새번역 6:24-26)
아버지는 우리를 향해 밝은 얼굴로 은혜를 베푸시고, 사랑 가득한 미소로 나를 바라보신다.
죄로 인해 도무지 그런 사랑을 받을 수 없는 인생인데도,
하나님은 나를 기대하시며 축복해 주신다.
삶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 같을 때에도, 이미 받은 생명의 복을 바라볼 때에,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걷는 매일의 은혜를 경험할 때에, 나는 고백할 수 있다.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나는 이미 넘치게 많이 받았습니다.
나는 참으로 복 받은 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