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날 안아주던 아침.

by 따순밤

[시102:5-9, 새 번역]
5 신음하다 지쳐서, 나는 뼈와 살이 달라붙었습니다.
6 나는 광야의 올빼미와도 같고, 폐허 더미에 사는 부엉이와도 같이 되었습니다.
7 내가 누워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 마치, 지붕 위의 외로운 새 한 마리와도 같습니다.
8 원수들이 종일 나를 모욕하고, 나를 비웃는 자들이 내 이름을 불러 저주합니다.
9 나는 재를 밥처럼 먹고, 눈물 섞인 물을 마셨습니다.


[시102:26-28, 새 번역]
26 하늘과 땅은 모두 사라지더라도, 주님만은 그대로 계십니다. 그것들은 모두 옷처럼 낡겠지만, 주님은 옷을 갈아입듯이 그것들을 바꾸실 것이니, 그것들은 다만, 지나가 버리는 것일 뿐입니다.
27 주님은 언제나 한결같습니다. 주님의 햇수에는 끝이 없습니다.
28 주님의 종들의 자녀는 평안하게 살 것이며, 그 자손도 주님 앞에 굳건하게 서 있을 것입니다.


#시편 저자의 고백

시편의 고백들은 참 놀랍도록 솔직하다.
시작은 삶이 끝날 것처럼 절망의 끝을 내달리다
고백의 끝은 늘 소망과 감사의 고백이다.

시편저자는 아버지의 자녀들에게 평안한 일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광야 같고 뼈와 살이 달라붙은 것 같은 고통의 상황이었음을 토로하는 고백을 보면 알 수 있다.
시편저자는 고통가운데 신음하고 있었고 아버지께서도 그 모든 것을 알고 계셨다.
하지만 그 절망의 끝에서

" 아버지의 자녀들이 평안 안에서 굳건하게 서있을 것입니다" 라는 고백은
참으로 놀랍기도 하고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하다.
아버지로부터 온 소망이 아니고서는 혼자서 스스로 할 수 없는 고백이다.

이것은 시편저자가 강박적으로 자신을 초긍정으로 몰아붙여 현실을 망각하는 모르핀처럼 내뱉은 소망의 말들이 아닌,
자기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게 자신의 상황과 전혀 다른 감사와 소망의 고백이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이었기에 이렇게 고백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이 본문을 통해 말씀하신다

“ 나의 딸아 -
내가 다 보고 있다 -
너의 아픔과 수고를 알고 있다 -
나는 한결같단다..
너는 삶에 평안이 깃들고

너의 자녀들도 굳건하게 서있을 거란다 -
내가 응원하마 - ”



# 오늘.

나는 참 오랜 시간 사람 때문에 생긴 마음의 통증과 문제들이 있었다.
간절히도 건강한 마음과 관계를 바라왔고, 매이고 싶지 않아 했지만,
스스로 그 집착의 굴례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나와
부단히 오랜 시간 씨름해 왔다.

하지만 요즘, 조금씩 그 매임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느낀다.
사람의 어떠함과 상관없이 내 앞에 주님, 그리고 나 자신 앞에 부끄럽지 않고 진실되려 애쓰고 있다.
그렇게 한 행동뒤에 따르는 상대방의 반응에 대해서는 의미를 적게 두려고 한다.


상처받은 관계 안의 기억들이

상대방의 돌아오는 반응에 여러 해석들을 붙이게 되었고,상대의 부정적 반응의 원인이 언제나 나 때문 일거라는 왜곡을 만들어냈다.

과거에 판단받고 비난받고 배제되었던 경험과 통증들이 계속해서 되살아나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씩 과거의 감정과 현재상황을 객관적으로 분리하는 시선을 갖게 되었고

상대방의 부정적반응은 내게 원인이 있는게 아니라 그 사람의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기억하고, 사람에게서 나의 안정과 가치를 확인하는 태도는 갖지 않게 되었다.

흔들리지않는다는게 아니다.

또 그런상황을 맞이할때마다 나는 흔들리고 아프다. 하지만 균형을 잡는 방법을 이제 알고 연습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사람에 대한 고민과 씨름과 기도가 쌓여

조금씩 전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것 같다.
젊은 날의 하나님 안에서 쌓인 이 시간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열매 맺어가면 너무 기쁠 것 같다..
중년의 나이에 주변 이들에게 유연하고 집착 없이 지혜 위에 세워진 사랑을 흘려보내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참 좋겠다 -

돌아보면 나는 가정과 학교생활이 모두 붕괴되고 혼자되었을 때
음악이 있어서 끝까지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다.
밤낮없이 열심히 연습을 하고 최선을 다해 입시 준비를 했고 오디션을 통해
20살에 일찍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었다.
마음이 병들어 나와 주변을 바로 볼 수 없었지만 돌아보니 그 시간에 참 감사하다.

그렇게 마음이 무너진 상황 속에서도 꿈꿀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꿈꾼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꿈을 주셨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18년 음악생활을 뒤로하고 새롭게 시작된 이 상담공부의 시작과 여정 역시
아버지께서 시작하신 것이라는 것을 다시 되새길 때 든든함과 감사함이 가득 찬다.

그때의 나는 오늘 시편저자의 고백처럼 마른 뼈 같았다.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매일 숨통이 끊어졌으면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시간 가운데에도 보호하심으로 품에 품고 있으셨고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셨고,
보물과 같은 남편과 아이들을 가족으로 만나게 하셔서 그 안에서 사랑을 알게 하시고
아픔 속에서도 다시 꿈꾸게 하심으로,
모든 시간을 돌고 돌아 지금의 내가 있구나.. 감사하다..


그 감사의 고백의 끝에서 그때의 내가 보였다.


외롭고 아팠던,회색빛이라 생각했던

20대 때의 내가

이번엔 다르게 반짝 반짝 빛나 보였다.

나는 기쁜 마음으로 가만히 그때의 나를 꼭 안아주었다.

오늘 나는 집단상담 실습이 있다.
내가 기획한 집단상담 프로그램의 리더가 되어 진행해야 한다.
집단상담의 큰 주제가 나의 과거와 미래와 오늘을 돌아보는 주제인데
의도치 않게 내가 먼저 나의 과거와 미래와 현재를 돌아보는 아침을 맞게 돼서 참 신기하고 감사하다.

아버지는 어떻게 이렇게

모든 시간과 타이밍을 완벽하게 짜실까…

주님 하시는 일이 늘 너무 내 상상과 생각을 뛰어넘으셔서 너무나 놀랍고..
이제는 앞뒤가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아.. 이걸 또 어떻게 꼬시고 대반전을 일으키실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신뢰하고 묵묵히 한 발씩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이러다가도 또 찰나의 생각에 휘청하고 넘어지는 연약한 나라는 것을 알지만
분명한 것은 조금씩 아버지와 함께한 시간들 속에서 나는 단단해지고 있다.
이제는 넘어지는 자리를 보면서 넘어져서
조금 덜 다치고 다시 넘어지는 텀도 길어졌다.
또 넘어지더라도 , 겁이 나지는 않는다.
나는 부서지지 않고 다시 일어설 거니까.

기말고사와 과제로 요즘 온몸이 늘 며칠 못 잔 컨디션의 연속이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신기할 정도로 개운하고 또렷한 컨디션의 아침,
아버지의 응원을 단단히 받았다.

나의 과거가 처절하고, 상처가 군데군데 서려있어도,
나의 지금의 상황이 어려움으로 가득해서 풀어갈 매듭이 가득 이어도,

오늘 아침,
"참 행복하다..."

라고 말하는 나의 고백이

시편 저자의 고백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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