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치료 후 운동을 시작하기 전 알아야할 것
Q : 유방암 치료가 끝났어요. 예전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테니스를 다시 조심스레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예전에 했던 운동이라 겁이 덜 났어요.
이번에는 레슨을 받아가면서 무리되지 않게 해야지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테니스 엘보가 와버렸어요. 제가 무리한 걸까요?
유방암 치료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겉으로는 회복이 다 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몸속은 여전히 복잡한 회복 과정을 겪고 있답니다. 수술, 림프절 절제, 방사선 치료는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흉터가 전부가 아닙니다. 치료과정에서 우리 몸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다음과 같은 여러 변화가 생깁니다.
흉곽의 탄성 감소
견갑골 움직임 패턴 변화
림프 순환 속도의 저하
상지 신경 민감도 변화
흉곽 근섬유들의 탄성이 감소하고 견갑골 움직임 패턴이 달라집니다. 림프 순환 속도가 느려지고 상지 신경의 민감도가 변화합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보이는 상처보다 회복이 훨씬 오래 걸립니다. 저의 경우에도 수술 상처는 비교적 빨리 아물었지만, 방사선 치료 부위와 림프절 절제 부위 팔의 불편함은 2년이 다 되어가도록 여전합니다. 특히 테니스처럼 팔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스포츠를 하다 보면 없던 통증이 수반되기도 하지요.
그동안 소극적 움직임에 적응된 흉곽이 충분히 열리지 않았을 수 있고, 방사치료로 섬유화와 근막변형이 생긴 경우 흉근과 견갑골의 매끄러운 움직임이 제한되었을 수 있습니다. 견갑골이 안정적이지 못한 상태에서 팔과 손목이 그 역할을 대신했을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팔꿈치로 몰리게 됩니다. 즉, 팔꿈치는 고장 난 부위가 아니라 과도하게 일을 떠맡은 부위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유방암 치료 후 처음으로 어떤 스포츠를 시작할 때 우리가 생각해야 할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유방암 치료 이후에는 "운동을 잘하는 법"을 배우는 것보다 우선, "몸의 움직임을 새롭게 이해하고, 사용하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합니다.
어디까지 몸을 써도 되는지
어떤 움직임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는지
운동에 앞서 어느 부위가 먼저 회복되어야 하는지
이러한 준비 없이 운동(테니스) 기술을, 반복적인 움직임을, 시작하면 몸은 아주 정직하게 신호를 보냅니다. 그 신호 중 하나가 테니스엘보였을 것입니다.
그보다도, 우리는 이제 다른 규칙을 가진 몸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몸 사용법을 바꾸면 좋겠습니다. 예전에는 괜찮았던 움직임이 지금은 부담이 될 수 있고, 예전에는 몰라도 됐던 준비 과정이 지금은 반드시 필요해졌습니다. '테니스 엘보'는 지금의 몸으로 다시 디자인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기초부터 찬찬히. 지혜롭게. 유방암을 잘 이겨낸 우리의 몸을 재디자인하여야 합니다.
흉곽과 견갑의 회복
퍼포먼스보다 림프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리듬
실력 향상보다 통증 없는 가동범위의 재학습
유방암 이후의 취미활동은 다시 시작했다가 아니라 '다시 설계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예전의 테니스를 다시 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몸으로 가능한 테니스를 새로 배운다라고요. 다른 취미 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통증은 조정의 신호겠지요. 용기를 내어 다시 라켓을 잡았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조금 느려도 괜찮다는 생각, 그리고 "유방암을 잘 이겨내느라 그 과정에서 변한 내 몸의 기본부터 다시 써 내려가겠다"는 생각입니다.
변한 몸을 알고 이해하면서 나를 천천히 디자인해 나간다면 #암이후멋진삶을 만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참고사항] 유방암 치료후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담당의사와 상의하시고 특히 처음 운동을 시작하실 경우에는 암환자 운동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실 것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