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이후 삶을 설계하기 위한 3가지 기본공식
아이 둘 키우며 일을 하고, 운동을 하고, 좋아하는 것은 놓치고 싶지 않았던 사람. 어떻게 보면 앞만 보고 달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잘 관리된 사람, 건강한 사람처럼 보였을 겁니다.
하지만 그때는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만족하기보다는 늘 불안에 끌려다니던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긴장하고, 늘 대비하고, 달려야만 안심이 되는 상태. 몸이 보내는 신호는 듣지 못한 채 저를 계속 내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암이라는 큰 파도를 만났습니다.
그렇게 내달리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의미해졌습니다. 더는 내가 좋아하던 것들을 할 수 없겠구나. 계획했던 모든 것이 그냥 멈춤이 되어버렸습니다. 많이 슬펐고, 화가 났고, 억울했습니다. 암, 전이, 죽음…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알게 됐습니다. 내가 모든 걸 잃었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이 사실은 "모든 걸 다시 설계할 수 있는 순간"일지도 모른다는 것을요.
그리고 매일같이 던지던 질문을 바꿨습니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가 아니라 “이제 나는 어떤 나로 살아갈 것인가.” 그리고 처음에는 모든 걸 감사하게 바라보는 ‘동화 속 은파’로 살아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곧 알게 됐습니다. 억지로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회복이 아니라는 것을요. 자신의 기질과 성격을 지운 채 내려놓는 삶이란 또 한 번 자기 마음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일이었습니다.
다만 분명한 건 있었습니다. 이제는 나를 태우던 삶의 온도를 낮춰야 한다는 것. 남의 시선을 위해 화려하게 타오르던 불꽃이 아니라, 나를 오래 데울 수 있는 온기로 삶을 다시 조율해야 한다는 것. 내 삶은 내가 우선이어야 하고 내 스스로에게 솔직해져야 한다는 것을요.
암은 우리에게 끝을 말하지 않습니다.
단지, 잠시 멈춰서서 다시 설계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암 이후의 삶을 이렇게 설계합니다.
첫째, 언어를 다시 설계합니다. 두려움은 사건이 아니라 단어에서 시작됩니다. ‘암, 전이, 재발, 죽음’ 같은 단어들은 몸보다 먼저 우리의 뇌와 신경계를 공격합니다. 우리는 이 단어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두려움을 버리는 순간 회복은 시작됩니다.
둘째, 회복의 기준을 다시 설계합니다. 회복의 기준을 내 인생에서 가장 화려했던 리즈 시절에 둔다면, 지금의 나는 영원히 실패자가 됩니다. 그래서 기준을 바꾸도록 합니다. “지금의 몸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 즐거운 것을 할 수 있는가?”
셋째, 운동으로 몸을 다시 설계합니다. 암으로 너무 아팠기 때문에, 내 몸이 무너져 봤기 때문에 우리의 소원은 “내 몸이 아프지 않게, 무너지지 않게,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 몸을 움직이고 싶다”일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암 이후의 운동은 이전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 본질은 ‘재학습’입니다. 어디까지 괜찮은지,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 어떤 움직임이 나를 편안하게 하는지… 이걸 머리가 아닌 몸으로 천천히 다시 알아가는 과정으로 운동을 다시 익혀야합니다. 운동은 그 해답을 말이 아니라 움직임으로 알려줍니다.
암 이후의 운동은 훈련이 아닙니다. 암 이후의 운동은 일상을 위한 일상의 움직임입니다. 나의 몸과 함께 오래가기 위한 또 다른 ‘자기와의 대화’입니다. 이 대화법을 다시 배우지 않으면 몸은 점점 더 조심스러운 대상이 되고, 움직임은 줄어들 것이며, 자신감도 암을 물리칠 용기도 같이 사라지고 맙니다. 운동은, 암 이후의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이렇게 언어를 정리하고, 기준을 다시 세우고, 몸을 다르게 사용하는 것. 이것이 암 이후의 삶을 설계하는 Re;born with SERENA의 방식입니다.
회복은 암 이전으로 돌아가는 일이 아닙니다. 회복은 인생의 ‘다음 계절’을 디자인하는 일입니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어떤 몸으로 살아갈 것인지…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대신 더 나은 삶으로 이동합니다. 암이라는 고통의 시간을 겪은 우리만이 누릴 수 있는 보물 같은 경험, 인생을 다시 쓸 수 있는 새로운 도화지를 우리는 얻었습니다.
지금 이 시간을, 멋진 삶을 설계하는 가장 소중한 시간으로 만드세요.
암 이후의 삶은 ‘설계’입니다.
어떻게 설계하는지는 지금부터 여러분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암이후멋진삶 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