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후, 숨 쉬는 법을 다시 배우다
지난 편에 이어 호흡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지난 몇 달간 호흡 곤란 증상을 겪으면서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그러나 덕분에, 폐 기능이 얼마나 중요한지 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되었고,
지금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근육 = 바로 호흡을 돕는 근육"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떤 의학적 지식이나 정보를 드린다기보다는 제가 직접 겪었던 고통과 경험 그리고 치료 과정이 녹아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미국 스포츠의학회 국제 공인 트레이너였던 시절의 경험과 현재 동 학회(ACSM)와 미국 암협회(ACS) 공인 "암 환자 운동 전문가(Cancer Exercise Specialist)"로서 이 여정을 녹여내고 있습니다.
암을 알게 된 순간, 비록 두려움으로 이 여정을 시작했을 수 있겠지만. 우리들은 정말 그 누구보다 강인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나의 몸을 새롭게 설계하면서 더욱 건강한 삶을 찾겠다는 희망"으로 한걸음씩 나아가고 계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주변의 많은 정보가 있지만 결국 받아들이고, 선택하고, 이겨내는 모든 과정은 우리들 스스로의 몫이었습니다. 저 역시 최선을 다해 이겨내겠다고 하면서도 지나고 보면 아쉬운 점이 남고 제 의지와 노력으로 통제할 수 없었던 많은 상황들과 마주했습니다.
우선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이 모든 암치료 과정은 전문의 선생님의 몫이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내 몸의 관리과 생활실천은 고스란히 우리의 몫입니다. 그리고 이를 어떻게 만들어나가는지에 따라 그 예후와 남은 우리의 삶의 질은 크게 차이가 나게 될 것입니다.
❝ 오늘은 제가 되돌리고 싶은 운동루틴, 바로 올바른 유산소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
증상이 나타난 초기에는 무기력한 폐로 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 공포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지금, 호흡기능을 회복하고 나니 운동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숨.
숨은 자연히 쉬어지는 것이 아닌가요? 제가 그렇게 생각했어요.
지금껏 숨쉬기 위해 애써 노력해 본 기억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여러분, 혹시 항암 후 '신체기능이 약화되었다. 또는 근력이 소실된 것 같다'라고 느끼신 적 없으신가요? 저 같은 경우 항암 전후 인바디를 비교해보니 약 2.5kg 이상의 근육량 차이가 있는데요.
놀라운 것은 이러한 기능변화가 폐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이번에 진단받은 무기폐 증상이란 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일명 쭈그러든 상태'로 머물러서 회복이 안 되는 상태를 말하는데요. 폐의 기능이 약화된 것이지요.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 경우에는 수술과 방사치료 등으로 인한 흉근, 가슴부위 섬유화가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28회의 방사선 치료는 흉부 피부조직을 단단하게 만들었고, 여기에 림프 절제 수술 후 주변 근육이 짧아졌어요. 결국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상체 가동범위 제한이 생겼고, 이러한 변화가 소극적이고 얕은 호흡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머리로만 알고 있던 사실을 몸소 깨닫게 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운동을 어떻게 해야 폐활량 그리고 호흡에 진짜 도움이 되는지!!
기존에 무기폐 증상이 나타날 무렵까지 해오던 운동은 다음과 같습니다.
근력 운동 주 3-4회
스트레칭 매일, 바렐 스트레칭, 폼롤러 스트레칭
만보 이상(매일) 걷기나 가벼운 등산(평균 주 2회, 1시간)
여러분, 저에게 부족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맞춰보시겠어요?
" 저는 유산소 운동을 잘 못하고 있었습니다"
숨이 차지 않은 강도의 만보 걷기나 가벼운 등산은 심폐기능 강화 측면에는 큰 도움은 주지 못했습니다.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은 미국스포츠의학회(ACSM)에서는 암 환자들도 일주일에 150분 이상, 숨이 찰 정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편안한 걷기 수준의 저강도 활동은 좌식 생활을 개선하고 혈당·혈압 같은 건강 지표 개선에는 의미가 있지만, 심폐기능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최근 주요 학회의 연구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심폐를 튼튼하게 해 줄 "중강도"란 어느 정도 일까요?
가장 쉽게 설명하면 운동시 "숨이 찰 정도이나 대화가 가능한 수준"을 말합니다.
나는 좀 더 수치화로 알고 싶다. 그런 분들은 다음의 공식으로 계산을 해볼 수 있을 것 입니다.
일반인의 기준으로 최대심박수의 65~75% 구간을 중강도 운동 구간이라고 합니다.
개인 건강에 따라 나는 이 강도가 너무 힘들다 생각이 될 때는 최대 심박수의 50% 정도부터 점진적으로 중강도 단계로 올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럼 계산 해보겠습니다.
최대 심박수를 구하고 그 후에 65~75%의 구간의 심박수를 구해봅니다.
예를 들어 50세라면 최대심박수(220-내 나이)는 170회/분입니다.
중강도 구간 = 170(내 최대심박수)회/분 × 0.65 ~ 0.75 → 109 ~ 129회/분
웨어러블 기기(스마트워치)를 차고 유산소 운동을 하시면서 내 심박수가 위의 범위 내에 있다면 운동 효과가 좋은, 아주 효율적으로 운동하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이런 깨달음 후, 저의 일상 루틴은 조금 바뀌었습니다. 그렇게 달리기를 시작한 지 이제 3주가 넘었습니다.
물론 중강도, 운동하면서 숨이 찰 정도의 강도로 달렸습니다. 예전에 걷기에 충실했다면 이제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운동하고 있는 셈이죠. 처음에는 조금만 뛰어도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2분만 뛰어도 다리가 묵직했어요. 그리고 3주가 지난 시점에는 30분 연속 쉬지 않고 달리기에 성공했어요.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5km 가까이 완주 했답니다. 건강했을 때도 이렇게 달려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저처럼 유산소 운동에 익숙지 않은 분들에게도 희소식이죠? 이렇게 뛰고 나면 저의 경우는 호흡이 좀 시원해짐을 느낍니다. 그 느낌이 너무 감사해서 이렇게 달리기를 한 달 가까이 이어오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암 환자들에게 운동은 필수이지만 그 기준은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운동한 후 컨디션이 좋아지기보다는 피로가 누적된다는 느낌이 들면 잘못하고 계신 것입니다.
운동 후 충분한 회복은 필수 입니다. 다음 달리기가 꺼려지고, 나가기 너무 싫다면 지난번 달리기가 꽤 무리되었다는 증거일 수도 있어요. 강도 조절이 먼저 되어야할 것 같아요.
점차 몸이 좋아진다고 느낄 수 있도록 나만의 강도를 찾아주세요.
다음 편에서는 호흡을 돕는 근육들과 횡격막의 작동 원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