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CSM 암 운동 전문가와의 인터뷰)
안녕하세요, 미국 스포츠의학회 공인 암 운동 전문가(ACSM Cancer Excercise Specialist) ‘세레나’입니다. 오늘은 유방암 3기 말 진단을 받으신 '은파님'이 최근 겪고 계신 호흡곤란 증상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세레나 : 호흡곤란, 어떤 느낌인지 말씀해 주세요.
은 파 : '헉헉’ 거리는 숨가픔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오히려 숨을 들이마시는 것이 힘들어요. 물고문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어요. 마치 물속에서 숨을 못 쉬는데 누군가 계속 머리를 누르는 것 같아요. 숨 막히는 느낌이요. 깊은 호흡을 억지로 해도 숨이 시원하게 들어오지 않아요.
세레나 : 그렇게 의식적으로 숨을 쉬어야 한다면 정말 힘들 것 같아요.
은 파 : 맞아요. 어느 날은 "이렇게는 더 못 살 것 같다"는 나쁜 생각까지 들 정도로 절망적이었습니다.
세레나 : 이 증상은 어제부터 시작되었나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을까요?
은 파 : 3개월이 다 되어가요. 그즈음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었어요. 게다가 최근에 근무하고 있는 사무실 가구를 모두 교체했는데 한 달 가까이 공기가 맵더라고요. 일도 좀 많다 보니 체력관리가 잘 안 되었고요.
세레나 : 피할 수 없는 상황들이었나 보네요. 병원을 바로 찾지는 않으셨나요?
은 파 : 암에 걸린 후에는 몸이 안 좋다 느낌이 오면 정말 겁이 많이 나요.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게 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답니다. 무턱대고 병원 투어를 시작하다 보면 정말 지쳐요. 그래서인지 어떤 액션을 취할 엄두가 잘 안 났어요.
세레나 : 네.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두렵고 심란한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은 파 : 병원을 찾기 전에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처음에는 스트레스로 인한 자율신경계의 문제가 생겼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명상도 많이 하고 복식호흡 연습도 많이 했어요. 유방외과 초음파 검진도 받았고요.
세레나 : 네. 자율신경계 이상도 호흡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네요. 그리고 검진을 통해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합니다. 잘하셨습니다. 그런데도 개선되지 않았나 봅니다.
은 파 : 네. 바로 좋아지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3개월이나 지속되니 정말 전문 병원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레나 : 어느 병원을 다녀오셨나요?
은 파 : 심장뇌혈관과를 예약했어요. 그리고 그 사이 아들 때문에 우연히 한의원에 가게 되었어요. 덩달아 저도 진찰을 받았는데 한의사님이 흉부를 눌러보시더라고요. 저는 순간 숨이 훅 들어와서 정말 놀랐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현재 많이 “허하고 화병이 있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세레나 : 허한 것은 체력이 고갈되었다는 것이고 화병이 있다는 건 스트레스가 많다는 것으로 보면 될까요?
은 파 : 상황을 보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았어요. 그런데 그보다도 저는 물리적으로 흉부를 누르시는데 숨이 시원해져서 머리가 번뜩했어요.
세레나 : 심장뇌혈관 병원에서는 ‘무기폐’ (atelectasis) 진단을 받으셨다고요? 이번 의사 선생님께서는 어떤 말씀을 하시던가요?
* *무기폐(atelectasis)**는 폐포(alveoli)가 공기로 채워지지 못해 허탈(쭈그러진)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말합니다. 폐 기능이 감소하게 되고 가스 교환(gas exchange)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게 됩니다.
은 파 : 처음에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담을 해주셨어요. 심각한 이야기까지 나왔지만 제 일상 루틴을 듣고 의사 선생님 반응이 달라지셨어요.
세레나 : 그 일상루틴, 궁금한데요?
은 파 : 암환자에게 있어 운동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저는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리고 최근에는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말씀드렸죠. 달리기를 하고 나면 좀 시원해짐을 느꼈거든요.
그런데 사실 증상이 시작될 즈음에는 운동을 못했습니다. 걱정과 불안 때문에 하던 운동도 멈추고 몸과 마음이 바짝 움추러들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이런 생각은 전혀 도움이 전혀 안 되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리고 ‘내 몸의 신호에’ 집중해 보기로 했습니다.
세레나 : 네. 좀 더 자세하게 들려주세요.
은 파 : 항암을 할 때처럼 꼼꼼하게 기록을 시작했습니다. 증상과 컨디션, 몸이 보내는 신호를 글로 적어가며 살피기 시작한 거죠. 일상 속에서 어느 때 숨이 더 편해지는가에 집중을 해봤어요. 어떤 행위를 하면, 또는 어떤 자세를 취하면 좀 편해질까 아니면 어떤 음식을 먹으면 더 힘들까 등등을 기록했어요. 그렇게 관찰을 하다 보니 아침에 달리기를 하면 오전이 좀 편했고, 저녁 식사량을 줄이면 자는 동안 편했고 숨이 안 쉬어지면 어쩔 수 없이 복식호흡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세레나 : 맞습니다. 기록을 하면 몸의 변화도 체크할 수 있고 심리적으로도 많이 도움이 됩니다. 정말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었네요. 그러면서 운동을 더 이상 미루지 않고 다시 시작하신 거네요?
은 파 : 네. 맞아요. 아래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루틴입니다.
[ 호 흡 법 ]
4-7-8 호흡법과 복식호흡을 꾸준히 했습니다.
4초 동안 코로 마시고 7초 참고 8초간 내쉽니다.
내쉴 때 모든 공기를 다!! 빼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 달 리 기 ]
3분-3분 걷고 뛰기를 반복했습니다.
총시간은 30분 정도로 진행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연속으로 달릴 때도 있었습니다.
[ 스트레칭 ]
폐를 펴주는 자세를 수시로 해주었습니다.
[ 식 습 관 ]
과식하면 "와! 숨도 못 쉬겠다"라고 말하죠?
그렇듯 과식은 호흡을 힘들게 하는 것 같아서
적게 먹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늦게 먹고 자면 자는 동안 힘들어서 야식도 피했습니다.
[ 마음가짐 ]
나는 병든 것이 아니다
"폐를 튼튼하게 다시금 가동해라"라는 몸의 신호다.
이렇게 받아들이면서 마음이 참 편해졌습니다.
은 파 : 이번에 다시 한번 심폐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세레나 : 맞습니다. 미국 스포츠의학회(ACSM)에서도 암 환자들에게 운동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스포츠의학회(ACSM)의 암 생존자를 위한 운동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암 환자들도 일주일에 최소 150분(2시간 30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건강한 성인과 동일한 수준으로, 신체 활동이 암 환자들의 치료 효과를 높이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복식 호흡(횡격막 호흡) 또한 폐를 강화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하는 얕은 가슴호흡과 달리, 복식 호흡은 횡격막을 최대한 사용하여 폐의 아래쪽까지 공기를 충분히 채우고 내보내게 합니다. 이 과정은 폐의 가스 교환 효율을 높이고, 폐포에 남아있는 잔여 공기를 효과적으로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은파님처럼 항암과 수술, 방사선치료 과정을 거치다 보면 몸은 많은 변화를 겪게 됩니다. 항암제나 방사선치료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방사선치료는 폐에 방사선 폐렴이나 방사선 섬유화 같은 독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호흡 기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술 후에는 이로 인해 유발된 감각이상과 통증으로부터 수술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흉곽 움직임을 제한하기도 하죠. 이런 행동들은 폐의 움직임을 소극적으로 만들고 장기적으로는 무기폐 현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전이가 되었나? 재발이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은 신체를 위축시키고 근육을 긴장하게 만들어 호흡 패턴을 무의식적으로 바꾸기도 합니다. 스트레스 역시 신체에 영향을 미치며 호흡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외부환경 역시 폐건강에 큰 영향을 줍니다. 미세먼지나 유해한 공기에 장시간 노출되면 폐포에 미세한 찌꺼기가 쌓여 공기 교환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물질들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폐 기능이 떨어지고 호흡이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은 파 : 이번기회에 올바른 호흡법과 폐 강화에 좋은 운동루틴을 만들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세레나 : 물론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폐를 더욱 튼튼하게 강화할 수 있는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은 준비해 오도록 하겠습니다. 은파님의 경험이 많은 분들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저는 다음 시간에 맞춤형 운동을 만들어서 다시 찾아뵙되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암을 직접 경험하고 극복했으며, 하버드 면역학과 ACSM 암 운동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이 글은 저의 개인적인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 정보 공유이며, 의학적 조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어떤 운동이나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여 안전 여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건강한 삶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