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고 해도 돼
“난 맥주 좋아해. 취하는 느낌이 싫어 “
친한 친구로부터 들은 말이 내 머릿속을 맴돈다. ‘저렇게 말해도 되는구나. 난 상대가 소주 좋다 하면 소주를 싫어해도 좋아해라 말하는데.’ 그 사람과 어색해지는 게 싫거나 간격을 좁히고 싶어 맞춰주는 게 편했다. 모든 경우는 아니었지만 이러면 상대도 나를 편하게 대해줬고 난 그런 상황이 좋았다.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이런 마음이 더 짙어진다. 좋아할수록 그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고 그럼 난 그로 인해 강화된 유대감을 통해 많은 힘을 얻어왔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순간 꼭 그럴 필요는 없다는 걸 배웠다. 저 말을 들은 순간 난 친구와의 거리감이 아니라 이해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친구의 음주 취향이 있는 그 자체로 받아들여졌다. 나랑 달라서 저 사람과 더 가까워지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동시에 난 되려 반대로 사람들을 대하고 있던 것이다.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 역시 중요하지만 어느 순간 그게 치우쳐지면 균형은 무너질 테니까.
사람은 저마다 다르고, 그렇기에 우리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다. 머리로는 알면서 내심 모든 사람과 잘 지내고 싶어 하는 나를 발견했다. 나를 위해 나의 의견과 취향을 분명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싫다고 말해도 되고, 다 맞춰줄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