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고 싶었던 거는 아닐까?
나는 사람의 얼굴과 특징을 유난히 잘 기억한다.
그건 내가 가진 몇 안 되는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서비스업을 하면서 누군가를 기억해 주면
사람들은 종종 놀라며 말한다.
“어떻게 이렇게 기억하세요?”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조금 뿌듯해질 때가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능력이 정말 ‘타인을 배려하기 위해 생긴 성향’일까?
어떤 글에서 읽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잦은 싸움을 보며 자란 아이는
상대의 표정, 기분, 분위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고.
내가 바로 그 아이였다.
그래서였을까.
나도 모르게 사람의 표정에서 작은 변화만 있어도
그 감정을 먼저 읽으려 하고,
상대가 불편하지 않도록 조심스레 행동했던 것 같다.
그리고 장녀라는 역할까지 더해지니
나는 늘 어른들의 눈치를 보며 자랐고,
그 과정에서 ‘타인을 살피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었다.
최근에서야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말 사람들에게 관심을 주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내가 그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었던 걸까?
전자는 착한 아이의 모습이고,
후자는 외로운 아이의 마음이다.
나는 어느 쪽이었을까.
전문가는 아니지만,
어릴 적 환경 속에서 비롯된 영향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걸 이제야 이해한다.
그 생각이 들면
나는 또 내 두 아들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든다.
부족한 엄마였던 시간들.
보듬지 못했던 감정들.
그런 모든 것들이
이제야 내 안에서 하나씩 정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