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억하니까.
들어가있는 내장들
울릉도 크루즈호에서 내린 시간이 오전 6시 30분. 물밀듯 내려오는 사람들이 900명이 넘는다고 했다. 사람들이 한가득 내렸는데 얼마 되지 않아서 모두 어디로 갔는지 사라졌다. 우리 일행들은 버스를 나눠타고 아침밥을 먹으러 이동했다. 첫 울릉도 현지식사를 만났다. 싱싱한 오징어 내장탕이란다. 나는 습관적으로 오징어 살을 찾아 국을 뒤적여보았다. 하지만 조사놓은 내장들이 시원한 무와 함께 국 속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살과는 다른 내장들이다. 국물을 시원한데 건더기는 내가 뇌로 수십년 먹은 식감이 아니다. 끝맛이 묘하게 비릿해서인지 잘 들어가지 않았다. 나의 까다로움이 원망스러웠다. 나에게 오징어 살을 달라!
들어갔다. 독도
식사가 끝나자마자 오전 9시에 출발한 행정선은 2시간 반이 지나서야 독도에 도착했다. 잠시 자야지 했는데 두시간 반이나 기절상태였던 것이다. 접안 중에 창 너머로 보이는 독도는 신비로웠다. 검정 옷을 입은 독도경찰의 거수경례가 뭔가 비장했다. 배에서 내려 발이 닿는 순간 , 두리번 거리는 나. 지도에서 만난 동도와 서도 사이에 내가 있다.
잠이 덜깨어 몽환적이기까지 했다. 신비로운 , 지금껏 보지 못한 광경으로 둘러싸여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잠이 덜깬건지, 너무 아름다워서 혼미한건지 분간할 수 없을 상태.
들어가서 건져와?
우리에게 한 시간이라는 시간만 주어졌으니 빠르게 줄을 서 이동하며 우산봉 전망대까지 올라간다. 독도는 외롭지 않다. 독도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올라가는 동안 알게 되었다. 바로바로 괭이갈매기.
이 녀석들은 사람을 피하지도 않느다. 그저 자기 영역에서 잘 지내고 있었다. 사방에 묻은 배설물과 울음소리는 간난아기 밥달라는 소리같기도. 사방에 울려퍼지는 수백마리의 괭이갈매기들이 합창소리만 울려퍼진다.
바다는 잔잔하고, 고요하고 투명했다. 의아하게도 플라스틱이 떠다녔다. 아주 멀리서 버린 낯익은 500ml PT는 기나긴 바다여행을 마치고 독도에 당도했을 것 같다. 동동 떠다니는 플라스틱을 울타리 넘어 들어가서 건져와? 1초간 망설임. 아이러니하게도 생태정화활동을 위해 건져야 할 플라스틱은 들어갈 수가 없어 여기 계신 분들께 맡겨야 했다. 1시간이라는 주어진 시간 안에 보고싶음만큼 실컷 머물면 좋으련만 상당히 쪼여서 집중을 할 수 없는 짧은 시간이다. 눈 앞에 펼처진 광경을 찍는 휴대전화 셔터를 두고 여러 모로 갈등을 때렸다. 찍지말고 '눈에 실컷 담고갈까', '아냐 찍어 남겨야 해' . 여튼 방해요소는 맞다. 이명박대통령 때 세웠다는 기념비는 앞에 "독도", 뒤에는 "대한민국"이 새겨져있다. 서서 찍고, 앉아서 찍고 기념비적인 한 컷을 위해 독도 앞의 경건함은 이것으로 진하게 대신한다. 곳곳이 아름다워 어디서 사진을 더 찍어야 하나 마음이 어수선하기도 했다. 무리들 속에서 자꾸 떨어지는 것은 기분 탓이 아니다. 장엄함과 경건함, 감사함과 미안함 등 여러 감정이 한데 뒤엉킨 복잡스러운 심정을 싣고 다시 배에 탔다. 가는데 두 시간반, 머무는데 한 시간, 다시 가는 데 두 시간반 . 총 6시간만에 울릉도에 도착했다.
여하튼 독도에는 우리 사람이 산다. 우리 땅을 지키기 위해 묵묵하게 지켜내는 이들이 있어 어느 가까운 나라가 자꾸 넘봐도 든든하다. 날이 좋으면 그 나라가 보인다도 하니 가까운 건 사실이다. 독도는 우리땅이다.
괭이갈매기가 다 알고 있거든.
들어가기 어려워 지켜지는 것이니
독도는 보호구역이라 일반인에게 접근이. 제한적인 곳이다. 게다가 1년 중 150일 정도만이 접안이 가능하다 . 때에 따라 더 어렵기도 하단다. 바람의 세기나 해류, 파도 높이 등 변화무쌍한 기상변화에 연중 40%만이 독도에 접안하고 15-30프로 정도가 결항된다. 실제 운항이 되어도 접안이 어려운 경우가 잦다고 한다. 우리는 이날 독도를 만났으나 다음 날은 접안도 어려웠다고 하니 천운을 가지고 간 탐방이 맞다.
내게 주어진 독도 견학은 날씨와 순조로운 해류, 정화활동이라는 허가의 기회, 이 세가지가 맞아 떨어진 하늘이 준 기회가 맞다. 아주 오래도록 두고두고 내게 남을 역사를 쓴 날이였다. 거리 상으로도 매우 멀고 접근도 쉽지 않은 독도를
다시 볼 수 있을까마는 마음으로 더 가까이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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