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perate.

협력하는 척 하는 경쟁사회

by 변진영

나는 협력을 잃지 않고 싶다.


대한민국은 경쟁사회라 하지만, 적어도 내가 배워온 유년기부터 성인까지의 교육기관 에서는 협력하는 법을 가르쳤고,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교육은 협력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시험과 순위로 경쟁에 내몰았다. 내가 하고자 하는 논점에서는 벗어나니 이런 교육 제도의 모순적인 면모는 뒤로하고, 나는 평생을 살아가야 할 이 경쟁사회 속에서 협력의 가치를 잃고 싶지 않다.


그리고 나의 이 신념이 남은 삶을 경험해 가면서 '경쟁'에 밀려 '협력'이 져버리는 상황은 오지 않기를 소망한다. 내가 지켜내고 싶고, 지켜내야 할 신념이라는 뜻이다.


직설적으로 이야기를 풀자면 경쟁협력대기업 직원연구소 연구원으로 비유해 비교하였다.


경쟁사회와 자본지상주의의 합이 너무 잘 맞는 나라에서 대기업은 감히 탐내지 않을 수 없는 존재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알다시피 이 길은 시작과 동시에 언제 끝날지 모르는 무한경쟁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에 대한 대가 혹은 버팀목이 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단연 수입일 것이다.


반면에 연구원은, 자본주의에 우선을 둔다면 전혀 매력적일 수 없는 길임은 확실하다. 지금 부서에 같이 계신 박사님께서도 오늘, 밥 먹으러 가는 길 대화 중에 누군가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말에 "부자가 되고 싶다면, 이 길을 선택한순간 이미 글렀습니다" 하고 뼈 있는 농담을 하셨다.


그렇지만 연구원이라는 길은 경쟁사회 속에서도 협력을 아직까지 잘 유지하는 공간으로 존립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연구라는 것이 혼자 할 수 있는 범위도 있지만, 여럿이 함께 해야만 하는 프로젝트가 있기 마련이고, 또 함께 해야 시너지가 난다는 속담 같은 문장이 실제로 가능한 곳이기 때문이다.


좋은 기관의 연구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자리는 매우 적다 심지어 대기업 취업보다도 좁을 수 있다. 그 자리를 얻기 위해 해야 하는 노력과 과정들을 경쟁이라고 해야 할까?

관점의 차이이겠지만, 나는 구태여 이것까지 경쟁으로 봐야만 하나 싶은 회의적인 입장에 있다.


물론 심사자는 지원자들을 비교하겠지만 대기업의 구인관점과는 조금 결이 다른 것이, 내 실력과 연구 성과들이 객관적으로 좋아도, 연구소에서 현재 진행하는 과제에 따라 필요할 수도, 필요하지 않은 분야일 수도 있기 때문에 매번 획일화된 기준점으로 지원자를 평가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과정은 타인과의 경쟁보다도, 내 연구성과에 집중해서 나의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가거나 혹은 누가 찾아 올 정도로 실력을 꾸준히 끌어올리거나에 대한 문제인 것 같다.


다시 말해, 지원자의 입장에 서서 나의 가치를 올리는 것에 집중하는 편이 지원자들 사이에서 경쟁하려 하는 것보다 월등히 효율적이기 때문에 굳이 경쟁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2025 1월 극지연구소 원격탐사빙권정보센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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