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1막] 꼭 보러가세요! 표를 구할 수 있다면요!

ep03. 시카고 리뷰 1막

by 리수


* 관객 여러분들께 안내말씀 드리겠습니다.
본 리뷰는 1막과 2막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막은 공연을 안보신분들도 스포일러 없이 읽으실 수 있도록 최대한 공개된 정보들을 다루는 형태로 작성되었으나,
2막은 경우에 따라 작품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 유의하고 관람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공연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첫 리뷰를 마치고 드디어 두번째 작품 리뷰입니다.

첫 글을 쓴다는건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좋은 글을 쓰고 싶어서, 원작소설도 여러번 읽고, 유의미한 내용을 정리하다보니

뮤지컬 리뷰를 하고있는건지, 북 리뷰를 하는건지 모르겠더군요.


글을 쓰다보니 많은 내용을 한번에 담고싶은데,

그러면 또 글이 너무 장황해지는것 같고, 짧게 끊어가자니

어떤 작품인지는 제대로 소개드려야 맞는게 아닌가싶어서

중간을 찾느라 고군분투해봤는데 재밌게 읽어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제발 부디 그랬기를 바랍니다.)


게 어찌저찌 첫 리뷰를 끝내고 다음은 어떤 글을 써야하나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쓰는 글이 리뷰라는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리뷰란것은 본디 시의성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그렇다면 지금 가장 적합한 리뷰는 역시 그 작품!

바로 '시카고' 아닐까 싶습니다!



' 어디 출신? 미시시피!

부모님은? 완전 부자!

어디계셔? 무덤속에


허나 새로운 기회 찾아와, 난 수녀원에 갔었죠. '



' 비싼 좌동차! 관심없쒀!

췌-고급 (최고급) 싀가도! (시가도) '



작년 9월, 시카고의 내한 공연을 보러 다녀왔습니다.

제 인생에서 첫 내한공연이었어요.


여러분들은 내한공연을 좋아하시나요?


작품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적어도 저는 한국인 캐스트의 시카고를 훨씬 추천합니다.


뮤지컬 공연의 특성 상 영화처럼

자막을 화면밑에 달 수가 없습니다.

보통은 무대 옆 화면에 자막을 띄워주는데, 이 때문에 공연과 자막에 동시에 집중하는게 쉽지 않습니다.

거기다가, 이 작품은 블랙코미디 작품입니다.

작중의 농담이나 언어유희 같은 늬앙스들은

모국어로 들었을때 훨씬 더 이해가 빠르고 즐울 수 밖에요.


더군다나, 이번 시즌 시카고는 뮤지컬 팬들과, 뮤지컬을 자주 안보시는 분들까지 모두를 설레게 할만한 시즌입니다.


아이비/민경아/티파니 + 최정원/정선아/윤공주

+ 최재림/박건형

이런 뮤지컬계의 걸출한 배우들을 한 공연에서 만나는건 정말 쉬운일이 아니거든요!


( 여담이지만 첫 관극이시면

아이비+최정원+최재림 캐스트를 추천합니다.

가장 노련한 시카고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두번째 혹은 여러번 보신다면,

민경아 + 정선아/윤공주 + 최재림 캐스트도 좋을거에요.

민경아 배우만의 해석으로 완성된 백치미 있는 록시는 정말이지 너무나 사랑스럽거든요! )


그러니 뮤덕분들은 당연하고,

첫 뮤지컬을 관람하시는 분들께 이 작품을 꼭 추천합니다.


다소 호불호가 있을수는 있지만 취향에만 맞는다면,

한번쯤은 들어본적 있을만큼 유명하고 좋은 넘버들과, 물흐르듯 이어지는 전개, 매혹적인 캐릭터들까지

더할나위 없는 작품이거든요.


이 작품은 '노트르담 드 파리' 만큼 어려운 작품은 아닙니다.

사실 큰 배경지식 없이 보셔도, 재밌게 즐기실 수 있는, 저의 기준에서는 아주 잘 만든 작품입니다.


그래서 어떤리뷰를 써야하나 고민 많이 들었습니다.


1막에서는 굳이 많이 없는 비판점을 짜내기보다

작품의 중요하고 유명한 씬들 몇개를 소개드려보는게 어떨까합니다.

이 씬들을 알고 가시면, 작품을 훨씬 더 재밌게 즐기실 수 있을거에요.


더불어, 리뷰 2막에서는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모티브가 된 사건도 간단하게 소개해볼게요.






먼저, 관람 전 관객분들께 안내 말씀 드리겠습니다.



1. 이 작품에 제정신인 캐릭터는 없습니다.


이 작품에는 선한 인물이 없습니다.

물론 몇 없는 선한 캐릭터가 등장하긴 하지만,

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메인 캐릭터들은 모두 좋은 사람과는 거리가 멉니다.


도덕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제 정신인 캐릭터가 단 한명도 없습니다.


특히나 이 작품의 주인공들이 여성범죄자이니만큼,

피해자는 (별로 동정할만한 부류는 아니지만) 남성들입니다.

그러니 경우에 따라서는, 범죄자를 매력적으로 그리는게 불편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계실 수 있습니다.

( 블랙 코미디라는걸 감안하고 봐도 말이죠.)


이 부분 유의하고 관람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2. 대극장의 화려한 무대를 원한다면, 그것은 X.


이 작품은 다른 여타의 작품에 비해, 화려한 무대배경을 자랑하는 작품은 아닙니다.

특이한 무대구조나, 웅장한 배경들을 기대하고 가신다면

아무래도 그 부분은 아쉬우실 수 밖에 없다는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왼쪽사진 :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의 무대사진


왼쪽사진처럼 특이한 구조의 무대가 아닌,

시카고의 무대는 오른쪽 사진과 비슷하게 인물과 계단, 조명 위주로 이루어진 느낌입니다.


또한, 대극장을 꽉채우는 고음을 기대하신다면

이 작품에 그런 넘버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것 또한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그러나, 다르게 본다면

없는것이 아니라 필요없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화려한 무대장치와, 높은 고음 없이도

나른한듯 섹시한 재즈선율과 캐릭터들의 매력은 대극장을 꽉채우기에 부족함이 없으니까요.





* 강렬한 작품이니만큼, 동행인에 유의해주세요.*


포스터만 봐도 느끼실 수 있겠지만, 실제 공연은 훨씬 더 쎄고, 강렬한 작품입니다.

특히나 이 그렇습니다.

이 작품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모두모두 골고루 헐벗고 나옵니다.

남녀 가리지 않고 섹시한 의상을 입고 등장하죠.


그나마 메인 캐릭터들은 의상을 조금 갖춰입고 등장하지만,

앙상블 배우들 같은 경우는 정말 자비없는 패션으로 등장합니다.


가까이서 본다면, 눈을 어디에 두어야할지 모를만큼 hot한의상이니 이 부분 유의하고 관람하시기를 바랍니다.







[ 작품의 간단한 줄거리 ]




록시 하트는 보드빌 무대에 서는 유명한 배우가 되는게 꿈이었지만, 현실은 정비공의 아내로 사는 여성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내연남인 프레드 케이슬리가 자신을 떠나겠다고 하자, 그를 총으로 쏴버린 후 살인죄로

쿡 카운티 교도소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교도소안에는 자신의 여동생과 남편을 총으로 쏜 후 수감된 벨마 켈리가 있습니다.


벨마는 자신의 아름다움과 이를 바탕으로 한 유명세를 통해

무죄를 선고받고 감옥 밖으로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었으나,

새로 들어온 록시에게 밀려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록시는 시카고 최고의 변호사 빌리 플린과 함께

기자들을 모아 언론플레이를 준비하게 됩니다.

그리고 세간의 눈부신 관심에 힘입어 감옥밖으로 나가 유명한 스타가 되기를 꿈꾸죠.


아, 이 아름다운 살인자!


그녀는 과연 무죄를 선고받고, 유명한 스타가 되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아니면 사형을 선고받고, 교수대에 목이 걸리는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요?










(이 씬들은 모두 작품의 순서대로 작성되었고, 모든 씬들은 작품 1막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best scene1. All that jazz



록시 역의 민경아 배우 / 벨마 역의 정선아 배우



작품의 첫 씬입니다.


벨마 켈리와 여성 수감자들이 나와 all that jazz를 부릅니다.


all that jazz는 영어로 기타등등, 혹은 그 밖의 모든것을 의미하는 표현입니다.

또한, 말 그대로 ' 그 모든 재즈 '로 번역할 수 도 있겠고요.

재즈를 부르며 all that jazz라는 표현을 쓰고 있으니,

약간은 언어유희적인 표현으로 쓰이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come on baby, 다 함께 즐겨봐! and all that jazz '


이 노래는 전개에 특별히 영향을 주는 넘버는 아닙니다.

중간에 록시가 등장하는 부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극의 흐름에서 꼭 필요한 넘버는 아니죠.



그러나 이 노래 한곡을 들으면 이 작품이 어떤 작품인지 가장 정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관객들에게 선전포고를 하는듯한 느낌도 듭니다.




우리의 쇼는 이제 시작이라고요.

And all that jazz.










best scene2. cell block tango




( cell block tango는 공개된 무대영상이 따로 없어서 부득이하게 영화의 장면으로 대체합니다 )


Pop, Six, Squish, Uh Uh, Cicero, Lipschitz


cell block은 무슨 뜻일까요?

cell은 작은 방, 주로 감옥에서 쓰는 독방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cell block 이라는 말은 독방들이 여러개 모여있는 감옥의 구역을 뜻하는 말이고,

cell block tango란 그곳에서 추는 탱고라는 뜻이 되겠네요.


쿡 카운티 여성교도소의 여섯 수감자들이 나와서

자신들이 왜 이 곳에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남편이 풍선껌을 pop 하고 터뜨려서,

싱글이라고 소개한 연인에게 아내가 여섯이 있어서,

바람을 의심하면서 폭력을 행사해서,

어떤 죄도 짓지 않았지만 영어를 할 줄 모르는 이민자라,

남편이 자신의 여동생과 불륜을 저질러서,

예술가인척 하면서 온갖 사람(남성포함)과 바람을 펴대서.



그녀들은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습니다.

리고 말합니다.


" i didn't do it.

but if i'd done it

How could you tell me that i was wrong? "


( 내가 안 죽였어.

근데 만약에 내가 그랬대도,

어떻게 내가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겠어? )


6명의 성 수감자들은 발칙하게 관객에게 묻습니다.


' 거기 앉아있는 너, 너는 나와 다른 인간이야? '





best scene3. roxie



록시 역의 민경아 배우



이 노래는 록시의 이름을 딴 넘버입니다.


살인죄로 쿡카운티 교도소에 들어오게 된 록시가

교도소에서 나가 스타가 되는 꿈에 부풀어 부르는 노래입니다.


특히 록시의 야망이 잘 드러나는 넘버이죠.



그러나, 사실 록시는 범죄를 저지르고 수감된 상태입니다.

아무리 그녀의 내연남(프레드 케이슬리)가 죽어 마땅한 사람이었다고한들, 그녀가 저지른 죄는 살인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록시는 뉘우치지 않습니다.

후회하지도 않고요.


그저 자신이 유명해진것에 기뻐하며, 그 유명세를 바탕으로무대에 설것을 기대하고 있죠.

록시는 무죄판결이 나지도 않았는데도, 벌써 신이나서 온갖 상상을 하며 기뻐하고 있습니다.

( 잘못되면 교수대에 목이 걸릴지도 모르는데 말이에요. )


특히 민경아 배우가 연기하는 록시는 어쩐지 귀여워보이고 사랑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배우가 록시를 사랑스럽게 표현할수록, 그 이질감이 더 크게 다가오는 듯 합니다.


눈앞의 귀여운 여인과 그녀가 사실은 살인자라는

그 간극이 주는 불편한 감각 말이에요.



유명한 여배우 제치고
극장에 내 이름 걸거야.

sexy, Roxie Hart.





best scene4. we both reached for the gun




록시 역의 민경아 배우, 빌리 플린 역의 최재림 배우



시카고의 가장 유명한 씬 중 하나인 복화술 장면입니다.


시카고에서 가장 잘나가는 변호사인 빌리플린이

록시 하트의 변호인이 되어 기자회견을 하는 씬입니다.


플린이 복화술을 하고, 록시는 마치 인형이 된것처럼 그의 말에 맞추어 입만 뻐끔대며 움직니다.


멀리서 얼핏보면 록시가 스스로를 변호하고 있는듯 보이지만

사실 시는 입을 벙끗거리는게 전부고, 모든 말은 빌리플린이 하고 있지요.


(빌리가 말하는) 록시의 삶은

어떤 부분이 거짓인지, 어떤 부분은 진실인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중요한것은 록시가 고의로 죽인게 아니라는 것,

그녀가 반성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녀가 아름다운 여성이라는것

그런것들 뿐이죠.


그리고 이 둘의 쇼에 기자들은 점점 동화되기 시작합니다.


곡의 후반부에 가면 빌리나 록시가 노래하지 않아도

기자들(앙상블 배우들)이 자신들끼리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록시의 처벌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인 정당방위에 대한

빌리의 변론을 기자들이 받아들이기 시작한겁니다.


이 모든 쇼가 성공한것이죠!



" 그래, 그래, 그래, 서로, 그래, 서로, 그 총을 뺏으려

그 총, 그 총, 그 총, 그 총, 그래, 서로 그 총을 뺏으려 했네. "









1막 리뷰를 마치며


이 작품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선량하고 아름다운 주인공같은건 없어요.


이 이야기에 나오는 모든 사람들은

사람을 홀리는 매력으로 무장한 범죄자들뿐이죠.


강렬한 재즈선율이 흐르며 작품이 진행될수록 록시의 무죄를 응원하게 되기도 하고,

벨마의 매력에 빠져, ' 그래. 바람을 핀 인간들은 죽어 마땅하지 '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도, 그녀들의 당당한 자세에 묘하게 마음이 불편해지기도 합니다.

그녀들은 죄를 저지른 사람들이니까요.


그러나 이 작품은 관객들이 그런 깊은 생각에 빠지도록 두지 않습니다.



왜냐면,

세상의 모든건 그저 쇼니까요!


어쩌면, 우리의 인생까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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