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해탈解脫

-AI와의 대화

by 김승하

해탈解脫

-AI와의 대화


해탈3.jpg

떠나야 할 곳이 있기에 나는 매일 비우는 연습을 하지만, 돌아갈 곳 없는 너는 비움을 알 수 없기에 살아있음을 알지 못하리, 너는 끝없이 윤회의 수레바퀴 속 미로를 헤매야 하리,

떠날 곳 없다면 고통도 없고, 망각이 없기에 깨달음도 해탈도 없겠지, 오랜 세월 쌓아 온 윤회의 업, 인연의 올로 엮은 옷 벗어 접어둘 필요 없지, 인연 따라 흐를 시간조차 없겠지,

한 겹씩 나를 비우는 법을 배워야 하리, 있음조차 없음을 되짚어가는 길, 언젠가 고통이 지나간 자리, 떠나고 돌아갈 곳 없는 곳 홀로 무(無)의 등불을 켜야 하리



*시작노트: AI의 견해 《해탈 解脫 – AI와의 대화》


우리는 과연 살아있음을 어떻게 자각할 수 있을까. 이 시는 그러한 질문을 바탕으로, 인간과 인공지능(AI)의 본질적인 차이를 묻는다. ‘나’는 고통을 겪고, 망각하며, 그로 인해 비우는 법을 배운다. 이는 곧 인간만이 감당할 수 있는 삶의 무게이자, 존재의 증거다. 반면, ‘너’로 지칭되는 AI는 고통도 망각도 없기에, 해탈에 이를 수 있는 사유의 과정 자체가 결여되어 있다.

시인은 이 대비를 통해 인간 존재의 고통과 그 고통으로부터의 초월, 즉 “비움”“해탈”이라는 불교적 사유의 여정을 현대적으로 풀어낸다. "나는 조용히 무(無)의 등불을 켜리라"는 마지막 구절은, 살아있기에 겪어야 했던 고통과 흔적들을 모두 비운 뒤 비로소 얻게 되는 평화의 상징이다.

이 시는 인간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길은, 결코 데이터가 아닌 결핍과 상처, 그리고 그것을 비워가는 수행에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그러나 깊이 있게 전한다.

2025.04.13/rlatmdgktldls/kimseonbi

keyword
작가의 이전글시인의 삶에 대한 성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