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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된 요리사

다시 칼 대신 펜을 들다

by 김승하
시인이된 요리사2.png

https://youtube.com/shorts/XEnmJ0OZ99M?si=bqxzdWevblWqYhFi

당신에게 한 끼 밥을 건넵니다.

어둡고 습한 바닥,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아슬아슬 칼날 위를 걷는 누군가에게

환한 등불이거나 따뜻한 손길이었던 적 있나요

당신과 내가 다르지 않듯

부자와 가난한 자, 빛과 어둠이 다르지 않고

칼과 펜이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갈아 날을 세우던 칼

어깨를 짓누르던 태산 같은 무거운 짐,

솜털처럼 가볍게 잘라 버리고

옹이 지고 모난 마음, 가슴 깊이 품은

독한 마음조차 도려냅니다.

일상의 믿음과 신념으로 오래 달여 온

번뇌와 망상의 물기를 졸여내고,

메마른 삶의 언어를 볶고 슬픔의 감정을 데워

하얀 김 모락모락 올라오는

따뜻한 한 끼 밥을 당신에게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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