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com/shorts/NI0hddjczSY?si=p0fMdPNiAJNLr2Ty
해마다 명태 철이면 어머니가 내어던진 바다에선 청태靑苔가 일렁이고 있었습니다. 겨울비가 바람살을 타고 늦도록 모둠 매질하며 바다는 자맥질만 하고 있었습니다.
언젠가 묵정밭에 뭉우릴 틀고 앉은 억새풀이 무더기로 쓰러지고 우리는 눈부신 바다를 보기 위해 끊임없이 눈시울을 훔쳐야 했을 때, 언뜻 어머니의 젖은 무명 적삼 사이로 가족의 비린 살냄새를 맡으며 옹골진 미래를 다짐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는 바장이는 파도 소리를 피하여 내륙의 어느 산속으로 흘러가고, 내심으로 맷돌을 갈던 어머니의 곡성哭聲은 간간이 물새 소리 바람 소리 되어 먼 바다의 빛살이 되어가고,
해마다 어머니가 내어던진 바다에서 청태靑苔가 일렁이면 아버지의 바다는 뒤안에 숨어 자맥질만 하고 있었습니다. 언제가 묵정밭에 쓰러진 억새풀이 무더기로 피어 뿌리를 내리고 살얼음에 생기를 풀고 있었습니다. 시/달아실시선 09/김승하 시집/저문 바다에 길을 물어/억새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