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낭송
https://youtube.com/shorts/TGSY8b9Og9g?si=ZL9JglCrR4wDT6sj
우린 풀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난 바람이 불 때 울지 않을 것이다. 부러질지언정 휘어지지 않는 내 성마른 기질은 성냥을 닮았다. 내 머리는 유황 덩어리. 지금은 젖어 구석에 팽개쳐져 있지만 불을 일으키는 본성은 살아 있다. 하나씩 놓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회용 소모품. 가볍게 허리를 꺾어버릴 수 있는 한 개비의 죽음 그러나 이 거리의 곳곳에 우리는 숨어있다. 쉽게 무시할 수 있다고 아주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여위어 가는 사람이여 그대의 입술이 바짝 말라 내 눈에 불꽃이 일 때, 밟히면 밟힐수록 위험한 자들이 있음을 기억하라. 난 바람이 불 때 울고 있지만 않을 것이다.
*시: 달아실시선 05, 전윤호 시인의 「순수의 시대」에서
“밟히면 밟힐수록 위험한 자들이 있음을 기억하라.” 이 경고는 작은 존재들이 모여 세상을 흔들 수 있는 거대한 힘으로 번져 나갈 수 있음을 일깨웁니다.
“내 눈에 불꽃이 일 때, 밟히면 밟힐수록 위험한 자들이 있음을, 바람이 불 때 울고 있지만 않을 것이다.” 라고 말하는 이 구절은 꺾이지 않는 저항과 불굴의 의지를 다시금 환기 시킵니다.
작은 불꽃 하나가 어둠을 밝히듯, 이 시의 목소리가 우리의 마음속에 숨어 있는 불씨를 다시금 흔들어 깨우기를 바라며, 전윤호 시인의 시 「성냥」과 화가 등작의 촛불을 테마로한 일련의 시리즈 작품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를 함께 소개 합니다. 2025.09.03. 김승하,kimseon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