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것은
옷 한 벌 짓는 일
바늘귀에
더듬더듬 실을 꿰어
바늘이 지나간 자리마다
구멍을 메우고
한 땀 한 땀
풀리지 않게 묶어 두는
단단한 매듭 하나
속에 숨기고
울퉁불퉁한 시접 선
돌아갈 곳 없는 길 더듬어
자신이 입은 옷에
누더기를 깁는 일
저는 삶을 ‘옷 한 벌 짓는 일’로 보았습니다.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늘귀에 실을 꿰듯 더듬거리며 시작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생기는 수많은 상처와 틈은
바늘이 지나간 자리처럼 작은 구멍을 남깁니다.
그 구멍을 다시 메우고, 풀리지 않도록 묶어 두는 과정이
곧 살아가는 일의 대부분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속에 숨겨진 단단한 매듭 하나처럼
사람마다 버티게 하는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 힘이 없다면 우리는 쉽게 풀려버릴지도 모릅니다.
시 속의 ‘돌아갈 곳 없는 길’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분명하지 않은
우리 삶의 자리입니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울퉁불퉁한 시접선을 더듬듯
서툴게 이어 붙이며 살아갑니다.
결국 이 시는
새 옷을 짓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입고 있는 옷을 고쳐 입는 이야기입니다.
완전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흩어지지 않기 위해
조금씩 자신을 꿰매며 살아가는 일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2026.03.17. 김승하/kimseon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