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한 해는 왜 이리 빠른지
참 오랜만에 글을 다시 써봅니다. 24년 하루하루 치열하게 산 것 같은데 지나고 보니 어쩜 시간이 이렇게 훅하고 지나가 버렸는지요. 한동안 글을 잘 쓰는 듯싶다가 일이 바빠지니 글은 뒷전이 되고 바쁜 게 지나 다시 글을 써보려 해도 이미 떠버린 마음은 좀처럼 잡아지질 않더군요. 해야 할 일은 많고 근심, 걱정으로 제 마음이 가득 차 있는데, 가득 찬 마음 때문인지 해야 할 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이 불안하고 힘든 마음을 외면하려 피하기 바빴습니다. 여전히 어머니는 오전 일찍 집을 나가 자정이 넘어서야 일을 마치고 들어오시기에 어머니와 이야기는커녕 얼굴도 잘 못 보다가 가끔 보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썩 좋지 않습니다.
누구나 나이는 먹고 영원한 젊음이란 없기에 어머니도 흐르는 세월에 같이 흘러가는 것뿐일 텐데 왜 이리 어머니의 늙어가는 모습은 보기가 싫은지요. 작년 여름에 편지를 쓰고 이듬해가 오기까지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철석같이 믿었던 사람에게 큰 실망도 하고 사회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지쳐 사람들과의 교류를 끊고 지냅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는 것도 마음을 받는 것도 부담이고 거북하더군요. 이렇게 부정적인 마음이 휩싸일 때면 애써 긍정적인 마음을 둘러보지만 이내 벗겨져 마음이 더 깊이 가라앉는 것 같습니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집을 나서 자정이 되어서야 집을 들어오는 나날들을 반복하는 날들 속에서 몸이 지치니 마음도 지친 것일까요. 아니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지친 것일까요. 반복되는 실패에 무기력함이 나날이 쌓여만 가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 제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지금 당장 무얼 해야 하는지 잠시 길을 잃고 방황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고등학생인 것 같은데 서른 살의 모습을 하고 살아가기가 벅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