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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차 - 나는 별인가, 벌레인가

요즘 나를 가장 지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by 선옥

요즘 나를 가장 지치게 만드는 건, 변하지 않는 현실이다. 일기를 쓰며 나를 인정하고 자존감을 회복해가는 중이지만, 하루하루를 짓누르는 경제적 부담과 불확실한 미래는 여전히 그대로다.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바쁘게 움직인다.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감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버겁게 몰려온다.

지금보다 더 열심히, 더 효율적으로 살아야만 현실을 뚫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더 이상 어디를 줄여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 그러다 보면 감사함조차 잊게 된다.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한 것 같은 내 삶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머릿속은 회의감으로 가득 찬다.


내가 바라던 미래는 별처럼 반짝였는데, 나는 아직도 바닥을 맴돌며 그 별을 올려다보기만 한다. 혹시, 나는 애초에 닿을 수 없는 별을 꿈꾼 건 아닐까? 오르지 못할 나무를 목표로 삼은 건 아닐까?


끝이 보이지 않는 벽 앞에서 지쳐 멈춰 선 이 감정이 요즘의 나를 가장 지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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